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대만의 반도체업체 TSMC가 향후 4년간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이번 신규 투자로 애리조나주에 5개의 칩 생산시설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웨이 회장은 "TSMC의 대미투자가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시작됐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지지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TSMC는 지난 2020년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뒤 이후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
이에 지난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TSMC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66억 달러의 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로 TSMC의 대미 투자액은 모두 1,650억 달러가 된다"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이걸 대만에서 만들어서 미국으로 보낸다면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웨이 회장은 게임에서 훨씬 앞서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유세 과정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비판하며 보조금이 아니라 관세를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유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날 발표에 배석했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TSMC가 이번에 미국에 투자한 것은 보조금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이라며 "그들은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예고했고,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에도 "제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