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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불법 99% 적발' 공매도 돌아온다…코스피 영향은?

    내달 31일 공매도 재개…이복현 "무차입 공매도 방지 약속"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대감…고평가 종목 조정 불가피
    2021년 재개 후 외국인 매도폭탄…핵심은 펀더멘털 악화

    연합뉴스연합뉴스
    1년 넘게 이어진 공매도 금지가 다음달 해제될 전망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지만, 공매도 재개의 영향에 시장과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단기적인 조정일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오히려 한국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둔화가 공매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차입 공매도 99% 적발"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31일 공매도가 재개된다. 이번 공매도 금지는 2023년 11월 시작해 지난해 6월 한 차례 연장됐고, 1년 5개월 만에 해제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다.
     
    금융당국은 기존 공매도 제도의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할 시스템 구축을 완비했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 관련 열린 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 관련 열린 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해외나 개인투자자들에 한국 시장과 관련한 신뢰를 얻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적발됐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구축한 시스템에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99% 정도가 잡혔다"면서 "이 시스템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어느 정도 방지될 것이라고 감히 약속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매도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변동성을 줄인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필요한 제도로 꼽힌다.
     
    주가가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해 추가 상승을 제한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매수하기 때문에 주가 폭락을 막는 등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또 다양한 포지션을 구축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시장에 구사하는 전술 중 하나다.
     
    공매도 재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MSCI는 지난해 공매도 금지가 시장 접근성을 제한한다고 지적했고, 한국 시장을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지 않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5년 자본시장 주요 이슈'를 통해 공매도 재개에 대해 "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스프레드가 줄고, 주가 급등락 빈도도 완화되며, 궁극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하는 등 대외 신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고평가 종목 영향"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공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5월),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11월),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2021년 4월) 등 3차례 금지됐다.
     
    공매도 재개 이후 코스피의 평균 수익률은 한 달 뒤 0.01%, 3개월 뒤 6.7% 등 소폭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한 달 뒤 평균 0.03%p 감소했지만, 3개월 뒤 0.27%p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는 1개월 뒤 3조 1천억원 순매도했지만, 3개월 뒤 1조 5천억원 순매수했다.
     
    즉 공매도의 직접적인 영향은 1개월에 집중된 모습이다. 따라서 이번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종목의 단기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공매도가 금지되면 주가는 내재가치를 크게 이탈하기 쉽다"면서 "공매도 재개시 그동안 과대평가된 주식을 매도하고 과소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는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이 활성화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약해진 펀더멘털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펀더멘털이 둔화하는 추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265조 6065억원으로 지난해 말 전망치인 282조 880억원에서 5.8%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말 예상치(293조 7662억원)보다 10% 낮아지는 등 펀더멘털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
     
    2021년 공매도 재개 때와 비슷한 현상이다. 2021년 말 기준 이듬해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치는 145조 1310억원으로 연초 예상치(192조 4050억원)보다 25% 가까이 줄었다.
     
    공매도 재개 직후인 2021년 5월 공매도 잔고는 4조 2천억원 규모에서 1년 뒤 12조 3천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도 같은 기간 35조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결국 공매도가 문제라기보다 펀더멘털 약화가 공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2021년 당시 외인 순매도의 근원은 공매도 재개가 아닌 국내 기업의 피크아웃(peak out‧하락 전환) 우려로 인한 시장 매도였고, 시장 매도 수급에 힘입은 공매도가 급증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은 글로벌 대비 펀더멘털 측면에서 '우려'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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