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7일 사기 등 혐의로 총책 A씨 등을 포함해 30명을 최근 검거하고 16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허위 투자사이트를 만들고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피해자 175명으로부터 80억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텔레그램에서 구입한 뒤 투자리딩방 링크와 함께 참여를 유도하는 문구가 적힌 메시지를 대량 전송했다. 이후 해당 링크에 접속한 피해자들에게 투자상담사를 사칭해 '가짜 투자 사이트' 가입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최초 원금보장 확실한 리딩 프로그램', '순수익최소 400%' 등의 문구를 활용해 광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짜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발송한 문자 화면. 종로경찰서 제공피해자들이 해당 사이트에서 비장상주식·선물 등 가짜 상품에 소액의 투자금을 입금하면 실제 일부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가짜 거래내역 등을 보여주며 마치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받아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대부분 20대인 이들은 지인이나 고등학교 선·후배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한 후 서울 강남구 일대에 오피스텔을 단기로 빌려 합숙하면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을 모방해 조직원들을 실명 대신 '베를린', '나이로비' 등으로 부르며 활동했다.
경찰은 2023년 2월 피해 신고를 접수 받고 수사에 착수해 피해금을 상품권 형태로 전달받는 현장 폐쇄회로(CC)TV, 관계자 전화통화 내역 분석 등을 통해 조직원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필리핀 등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 7명에 대해서는 전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 중 5명을 붙잡았으며 나머지 2명은 인터폴에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워낙 정교해 누구라도 피해를 당할 수 있다"며 "특히,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원금·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