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에 대해 "건설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게이츠는 다음달 초 예정된 회고록 '소스 코드'(Source Code)의 출간을 앞두고 영국 일간 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3시간 동안 만찬 회동을 하면서 백신과 에너지 문제를 얘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하지 않고 경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각별히 신경 쓰는 혁신에 동력을 줄 수도, 이를 끝장낼 수도 있다"며 "아주 흥미로운 대화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게이츠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예방접종을 놓고 충돌한 적이 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게이츠는 친구들과의 비공개 통화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가족 계획 및 글로벌 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당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 게이츠는 지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비영리단체에 5천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당시 게이츠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대선에서 건강 관리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자를 지지한다"며 "이번 선거는 미국인과 전 세계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더 타임즈는 이번 인터뷰에서 게이츠가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병 관련 혁신 자금을 지원할지 등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방향이 아직은 불확실한 게 많기 때문에 그의 가까이에 있어야한다"고 말한 내용을 전하며 "게이츠가 이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받아들인 듯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자신의 발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처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게임의 규칙은 누구한테 투표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기보단 자신에게 중요한 몇 가지에 집중하는 도와주는 것"이라며 "머스크처럼 똑똑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생각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머스크가 국내 정치뿐 아니나 유럽 정상들을 대놓고 비판하며 논란을 일으킨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 자택 마러라고의 모습. 최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연말 자신의 SNS를 통해 "빌 게이츠가 자신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빌 게이츠가 오겠다고 했다"며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느냐. 언제 '우주의 중심' 마러라고에 올 것인가. 새해 전야가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빌 게이츠는 물론 마크 저커버그, 팀 쿡, 순다르 피차이, 제프 베이조스 등 빅테크 수장들이 잇따라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했다.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빅테크 수장들과의 연쇄 회동을 언급하며 "1기 때는 모든 사람이 나와 싸웠지만, 이번에는 모든 사람이 내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자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