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지난해 2월 촉발된 의·정 갈등이 해를 넘겨 지속되면서 간호대생 취업률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후 이들이 주축이던 상급종합병원 등의 진료량이 감소한 여파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문제를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질의에 "지금 현장에서 간호사 취업에 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가동된)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상급종합병원 등의 진료량이 떨어진 부분에 많이 기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 의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시행' 등을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하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나 간호사의 단계적 증원 등을 통해 현장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한 계획은 이미 발표했다"며 "그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44곳을 대상으로 취합한 간호사 채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906명(중복합격 포함)이었던 신규채용 인원은 지난해 21곳·2902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재작년 채용자 중 실제 근무 발령을 받은 인원도 전체 33.6%(2992명)에 불과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심뇌혈관질환관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의정사태 여파를 감안해 간호대 정원을 한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간호대 입학정원은 올해도 1천 명이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졸업생들 모두 '취업 절벽'인데 복지부에서도 제대로 (현황)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인력도 의사와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앞으로 (간호사가) 어떻게,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고령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지 등의 조건을 생각하면서 복지부가 (양성 방안을) 만드는 건데 이렇게 취업이 안 되면 (대학 정원을) 줄여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차관은 "현재의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지금 (간호인력전문)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라며 "논의를 통해 좋은 결정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복지부는 2025학년도 간호대 입학정원을 전년도 대비 1천 명 많은 2만 4883명으로 증원한 바 있지만, 합격자들의 연쇄적 발령 지연과 취업난을 반영할 때 내년 정원은 감원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여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