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 애도기간 중 미 의사당에 조기가 게양돼 있는 모습. 최철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때 아닌 '조기 게양' 문제가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선서 직후 "오늘과 앞으로 있을 모든 취임식에는 미국 국기를 정상 게양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힌 것.
앞서 지난달 2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타계하자,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한달간 애도기간을 정하고 공공기관 건물에는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애도 기간안에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면서 이날 오전까지 백악관을 비롯한 공공 건물에는 조기가 걸린 상태였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내 취임식동안 장엄한 성조기가 조기로 게양되는 것에 대해 들떠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북극 한파'로 취임식이 실내로 변경되고, 대통령 취임식장이 미 의사당 중앙홀에서 개최됨에 따라 의사당의 성조기는 이날 모두 정상 게양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21일부터는 카터 전 대통령의 애도 기간이 끝날때까지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연합뉴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취임식 연단에서 이를 바라보던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뻘쭘하게 만들기도 했다.
4년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난 수년간 극단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우리 국민에게서 권력과 부를 뽑아갔으며 우리 사회의 기둥들은 쓰러지고 완전히 황폐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과 달리 축하차 취임식에 참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연신 어색한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자기 취임식에서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의 볼에 키스하려고 하다가 모자챙에 이마가 걸린 모습. 연합뉴스공식석상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멜라니아 여사의 옷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가 짙은색의 미국식 패션 갑옷을 입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며 "마치 마피아 미망인이나 이름 없는 종교 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겼다"고 평가했다 .
여기다 멜라니아 여사는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시선을 감지하기가 어려웠고, 취임식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의 볼에 입맞춤을 하려고 할 때 모자 챙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한편 취임식장이 의사당 내부로 정해지면서 취임식이 생중계된 인근 '캐피탈 원 아레나'에는 취임식 전날 밤 늦게부터 지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취임식 당일 아침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입장하려던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생중계된 캐피탈 원 아레나의 내부 모습.2만여석 규모의 행사장 내부는 금새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뒤덮혔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와 '트럼프' 이름을 외치며 취임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한국 인사로는 처음으로 마러라고에서 트럼프를 접견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부인 한지희 씨와 함께 이날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의 생중계 현장에 참석했다.
정 회장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으로 이번 취임식에 초대받았고, 일반 참석자들과는 달리 일종의 '신속 입장'(fast track)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회장 부부는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할 '스타라이트 무도회'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부부 동반 'VIP'(Very Important People) 행사여서, 정용진 회장이 마러라고에 이어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