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하루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 받은 뉴스만 콕콕 짚어봅니다.
어텐션 뉴스, 구병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가져온 소식은 어떤 겁니까?
[기자]
지난 18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판사가 5시간 동안 딱 한 가지 질문을 했다고 하죠.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쪽지를 전달했는데요.
이 쪽지에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는데, 판사가 윤 대통령에게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할 의도가 있었냐고 물은 겁니다.
윤 대통령은 그 쪽지를 김용현 전 장관이 쓴 것인지, 본인이 직접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연합뉴스최 권한 대행이 받은 쪽지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예비비를 확보하고 국회에 각종 자금을 끊으라'는 내용과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국회, 정당 등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비상입법기구를 설치하려 했다면 그 자체로 위헌인데요.
"제대로 계엄을 할 생각이 없었다", "경고성 계엄에 그친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의회 해산'을 실제로 시도한 정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포고령 작성 경위와 관련해 '김용현 전 장관이 과거 대통령의 의회 해산 권한이 살아있던 군사 정부 시절 포고령을 잘 못 베껴왔다'는 취지로 주장을 했는데요.
반면 김 전 장관은 포고령을 윤 대통령이 직접 검토하고 승인했다고 주장했죠.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진술을 했는데, '잘 못 베꼈다'는 포고령에 대한 분명한 기억과 달리 불법 계엄의 위헌성을 가릴 중대 사유인 비상입법기구 창설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얼버무린 겁니다.
윤 대통령의 선택적 기억력이 본인의 방어권 행사라고 볼 수 있지만,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결연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 졸렬하기 짝이 없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현판, 건물 벽면, 유리창 등을 파손한 흔적이 남아 있다. 황진환 기자[앵커]
다음 소식은요?
[기자]
서부지법 폭력사태에 가담해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회사에 잘릴 위기라며 도움을 청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한 온라인 '국민의힘 비대위' 게시판에 "체포된 친구들에게 관심 좀 주세요. 제 친구도 체포됐어요"라며 변호를 요청했는데요.
글쓴이는 "친구가 출근 못 하면 회사 잘리는데 이런 식으로 잡아두는 게 말이 되냐"며 "강력 범죄자들도 어지간하면 구속 안 시키는데 그냥 딸려 들어갔을 뿐인데 언제 풀어줄지도 모르고 이렇게 구속하는 건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관심 좀 달라. 부탁이다. 카톡으로 연락하고 있다. 변호사 지원 받으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게시판 이용자들은 "좀만 견뎌달라. 나라가 정상화되면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거다", "변호사 없이 절대 진술하지 말고 묵비권 행사해라", "걱정하지 마라. 국민들이 무조건 꺼내줄 거다"라는 등 글쓴이를 안심시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특히 한 누리꾼은 "며칠만 상황 지켜봐라. 트럼프 곧 취임하면 뭔가 액션이 있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윤 대통령 복귀는 확실하다고 믿는다"라며 "친구분도 당장은 어려울지 몰라도 모든 게 잘 풀리고 애국자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게시판 이용자들이 친윤 성향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어서 그런지 여느 온라인 사이트의 댓글과 결이 다릅니다.
물론 폭력사태 개입 정도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지겠지만 사법부가 이 사태를 워낙 엄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가 체포자들에게 대한 무료변론에 나선다고 하고, 훈방될 거라는 국민의힘 의원도 있고, 트럼프가 취임하면 조치가 있을 거라는 응원의 글도 있으니 위안은 삼을 수 있을 것 같네요.
19일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 당시 부상을 입은 경찰관들. SNS 캡처[앵커]
마지막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서부지법 폭력사태와 수십 명의 경찰관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경우 극렬 지지자들의 저항 어느 정도 예상이 됐는데요, 이 때문인지 경찰 지휘부에 대한 책임론이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다음 카페 '경찰사랑' 현직 게시판에는 경찰관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현장 기동대원 A씨는 "경찰 생활을 하며 이런 처참한 현장은 처음이었다"며 "누워 있어도 눈물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A씨는 "맞고 있는 동료를 지켜보며 '그만하십시오'라는 말만 반복했다. 저 자신이 부끄럽고 눈물이 난다"며 "현장 경찰관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역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B씨는 "저녁부터 새벽 내내 법원 후문 쪽에 쇠 파이프, 막대기 등을 배회하면서 계속 위협적으로 펜스를 치는데 이미 다들 눈이 돌아있었다"며 "누가 봐도 후문 쪽은 너무 허술해 보였는데 대비를 거의 안 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근하는 부대까지 철야 근무에 동원해 직원들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였다며 "습격에 기민하게 대처 못 해 피해가 더 컸다"고 했습니다.
A씨는 "서울구치소, 헌법재판소도 다음 타깃일 것"이라며 "직원들 안 다치게 미리미리 대비하고 삼단봉, 캡사이신 등을 준비해 폭동 전에 기선제압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공권력이 철저히 무시되고 법원이 3시간 동안 폭도들에게 점령당했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모시고 나오자'고 선동하는 목사도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우리도 삼단봉과 캡사이신을 준비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