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종종 흥분하는 등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토론에서 했던 허위 주장이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미 동부 표준시간)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거론하다가 "불법 이민자들이 특히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를 점령하고 있고, 그곳 주민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당시 이같은 발언에 해리스 부통령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극단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도 지난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몇 달 전 아이티 불법 이민자들이 사회 서비스를 고갈시키고, 스프링필드 전역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다른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잡아먹는다고 한다"고 적기도 했다.
TV토론에서의 이같은 트럼프 발언은 곧바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곳곳에 폭탄 테러 위협으로 이어졌다.
스프링필드시 당국은 12일(현지시간) 시청 홈페이지에 "스프링필드의 여러 시설에 대한 폭탄 위협으로 오늘 시청이 문을 닫는다"라고 공지했다.
예방 조치로 시청 건물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시청 건물을 아예 폐쇄한 것이다.
스프링필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4분쯤 시청 여러 기관과 언론 등에 폭탄 테러를 암시하는 내용을 담긴 이메일이 발송됐다.
시 당국은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 언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허위 주장'으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일부 아이티계 주민들은 TV 토론 이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5만8천명의 스프링필드에는 최근 약 3년간 1만5천명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은 '혐오 발언'이었고 현지 주민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