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조수진 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 성범죄자 변호 및 2차 가해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조 변호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오로지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려고 했지만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변호사는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조 후보는 지난 2021년 초등학생 피해자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체육관 원장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속적인 성폭행으로 성병까지 걸린 피해자에 대해 변호인단은 피해자의 성병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또 자신의 블로그에 피의자에게 '강간 통념'을 활용해 재판에 임하라며 감형 방법을 조언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그가 집단강간 사건 변호를 하면서 심신 미약과 단독 범행 등을 주장했던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내에서도 조 변호사의 공천을 비판하는 서명 운동이 전개됐다. 당 여성위 산하 여성리더십센터 이재정 부소장은 전날 성명문을 내고 조 변호사의 서울 강북을 공천 결정에 대해 "많은 우여곡절 끝에서도 지켜왔던 민주당의 성평등 정치 철학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부소장은 "당은 변호사가 피의자를 변호한 것이 문제가 없다는 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변호사라는 이유로 그가 했던 언행까지 변호할 순 없다"며 "성범죄자 감형을 자신의 전문성으로 삼고, 변호사라는 명패 뒤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언을 한 사람을 인권 변호사라고, 우리 당의 여성 영입인재라고 할 수 있나. 이를 어떻게 국민들께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당 밖에서도 조 변호사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성명도 이어졌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성폭행 피해 아동에 대해 법을 가장한 2차 가해를 서슴없이 자행한 조 변호사의 공천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도 단체 62개, 개인 350명 명의로 공천 취소 촉구 성명을 냈다. 이들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성범죄 피해자,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인격과 진술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성범죄자만을 철저하게 옹호해 온 조수진씨는 국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