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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초선 '물갈이' 배경엔…현역에 실망, '친명패권'엔 분노



국회/정당

    광주 초선 '물갈이' 배경엔…현역에 실망, '친명패권'엔 분노

    4·10 총선 공천 과정서 광주 지역 초선 7명 중 6명 물갈이
    '윤석열 정부 심판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사실상 친명 인사로만 한정
    '친명 패권주의'에 대한 실망감, 지난주 여론조사에도 그대로 반영
    다만 이번주 광주·전남 지지율 다시 반등…"주권자 정치의 시작 알리는 것"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윤창원 기자
    최근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광주 지역 초선 의원 7명 중 6명이 물갈이되자 당내에선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 심판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비명(非이재명)계 인사가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등 광주 민심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사실상 친명(親이재명)계 인사로만 한정되면서 광주 민심 이반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 초선 7명 중 6명이 '물갈이'

    연합뉴스연합뉴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광주 내 전체 8개 지역구 중 경선이 진행되는 서구갑을 뺀 7곳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됐다. 7곳 모두 초선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인데, 민주당 민형배(광산을)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대거 물갈이됐다.
     
    구체적으로 조오섭(북갑), 이형석(북을), 윤영덕(동남갑), 이병훈(동남을), 이용빈(광산갑) 등 5곳 지역의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양향자(서구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이번 총선에서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의 옷을 입고 경기 용인갑에 출마하게 되면서 결과론적으로 서구을도 물갈이가 됐다. 단, 조오섭 의원의 경우 함께 경선을 치렀던 정준호 후보가 최근 불법 선거 운동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부활할 가능성은 있다.
     
    오는 12일 광주의 유일한 재선 의원이면서, 동시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에 든 송갑석(서구갑) 의원까지 '경선 득표의 20% 감산' 페널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선에서 탈락한다면 광주 현역 의원은 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멸이다.

     

    현역 교체키로 맘먹었는데…대안이 '친명' 후보뿐?

    연합뉴스연합뉴스
    광주에서 현역 의원들이 무더기로 탈락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뿌리' 광주의 현역 의원들이 당이 내건 '윤석열 정부 심판론'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을 위해 투쟁을 하지 않고 뒤로 빠져있으니 수수방관한 결과가 돌아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022년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위장 탈당'까지 한 강성 친명 민형배 의원만 광주에서 살아 돌아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현역 의원에 실망한 광주 민심이 '새로운 인물'을 뽑으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경선에 올라온 후보가 모두 친명계 인사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주 동남갑 공천이었다. 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후보를 지난달 컷오프(공천배제)했다. 재심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경선에서 친명 정진욱 후보가 현역 윤영덕 의원을 제치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노 전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전략의 덫을 피하지 못한 채 경선에서 배제됐다"며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저를 지지한 광주시민과 당원의 권리를 강탈했다"고 당의 공천 결정에 반발했다.
     
    이러한 '친명 패권주의'에 대한 실망감은 여론조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53%를 기록해 1주일 전의 67%보다 14%포인트(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가 진행되던 시기는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한창이던 때다(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광주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만큼 경선 통과가 사실상 본선 승리를 뜻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더라도 의석을 빼앗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물갈이를 큰 폭으로 할 수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선에서 광주·전남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16대 61%, 17대 66%, 18대 52%, 19대 35%, 20대 47.3%에 달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83%(광주 7명, 전남 8명)가 물갈이됐다.
     

    다만 광주·전남 지지율 다시 반등…이번 주 남은 9곳 모두 발표


    다만 '광주 물갈이'로 표출된 실망감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시 정권심판론에 나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한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8세 이상 255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9%포인트)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8.6%p 오른 71.1%로 조사됐다(무선 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3.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주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광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주권자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광주 시민들이 선거에서 민주당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왜 우리가 시키는 대로 안 하냐'라며 민주당 현역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 광주 서구갑과 전남 9개 선거구 등 아직 발표하지 않은 광주·전라 지역에 대한 경선 결과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12일까지 광주 1곳과 전남 3곳의 경선이 치러지고, 오는 13일까지 전남지역 5곳의 경선이 동시에 진행된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경선도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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