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왼쪽)과 이낙연 전 대표.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에 대해 '사쿠라'(변절한 정치인)라고 비판하자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김 의원의 과거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론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며 "방법론을 넘어 근본적 철학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신당이라는 잘못된 선택이 정치인 이낙연의 실패를 넘어 수많은 정치적 낭인을 양산하고 '윤석열-한동훈 검찰독재'를 연장하지 않도록 온몸으로 싸울 것"이라며 "정치인 이낙연은 검찰 독재와 치열하게 싸운 적 있나. 과연 싸울 생각은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이 시대의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 '사쿠라'"라며 경선 불복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사쿠라는 본래 벚꽃을 뜻하는 일본어로, 한국 정치권에선 주로 여당과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비하할 때 사용한다.
그러자 당내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과거 '철새 전력'을 언급하며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정몽준 후보 캠프로 들어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의원은 노무현의 낮은 지지율을 이야기하며 정몽준이 치고 올라와 대선 후보가 돼야 이회창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며 "이 사건으로 김 의원은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오명을 썼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민새'라는 별칭이 붙었던 분이 16년 만에 들어와 어느새 완전히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 당의 원로를 향해서 비난하고 저격하는데 과연 자격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에 김 의원은 회견에서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고 당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제게 노 전 대통령은 '이회창 집권을 막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고 충정이었다'고 자서전에 쓰셨다"며 "제 선택에는 민주당 정체성을 경시한 방법적 오류가 있었고, 저는 지난 20년간 깊은 반성과 사과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이날 당내에선 '이낙연 신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추가로 나오기도 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중요한 건 민주당의 울타리를 허무는 일이 아니라 민주당을 고치는 것"이라며 "수많은 당원의 사랑을 받았고 당의 최고 책임자셨던 분이 당내에서 채찍이 아닌 당 밖에서 당을 향해 칼을 드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옳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