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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표님 찬스'로 7600만원 공짜 골프…내부 감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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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단독]'대표님 찬스'로 7600만원 공짜 골프…내부 감사 적발

    편집자 주

    정권이 바뀔때마다 여야 정치인들이 번갈아 거쳐가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은 6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3만7천여개의 회원사와 5만9천여명의 조합원으로부터 걷은 회비를 통해서다. 조합은 건설 단체 중에서 회원사가 가장 많은 전문건설협회와 사실상 '한몸'이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사이 협회와 조합은 각종 비리가 겹겹이 누적됐다. CBS노컷뉴스는 이들 단체의 숨겨진 민낯을 추적해 보도한다.

    [전문건설협회·조합 비리 카르텔①]
    작년 7월 조합 내부 감사결과 처분 요구서 입수
    골프장은 줄 섰는데 신통찮은 수익에 고강도 감사
    뚜껑 열어보니 "대표 지인 등 276명에 무료골프"
    회삿돈으로 골프복 구입 등 '공금을 쌈짓돈처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단독]'대표님 찬스'로 7600만원 공짜 골프…내부 감사 적발
    (계속)

    전문건설공제조합과 협회가 운영하는 골프장 대표가 1년 6개월 간 본인과 지인이 포함된 96개 팀(팀당 4명, 총 276명)에게 공짜 라운딩을 제공한 것으로 자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7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근거 없이 골프비를 면제해 줬을뿐 아니라 회삿돈으로 골프복 등을 구입하고, 밴(VAN)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공금으로 골프복 구입, 홍보 물품 사적 사용, 밴사 리베이트…


    4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항석개발(주) 정기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는 당시 코스카CC 골프장 대표 이 모 씨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건은 지난해 7월에 작성됐다.

    항석개발은 코스카CC를 소유·운영하는 건설 회사로, 전문건설공제조합과 협회가 2004년에 설립했다. 코스카CC는 개장 후 4년간은 회원제로 운영되다가 적자가 쌓이면서 2016년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했다.  

    감사실에서 이 씨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 가장 큰 이유는 '골프장 이용료 무단 면제'다. 본인도 코스카CC를 공짜로 이용했을뿐더러 지인들에게도 돈을 받지 않고 요금을 면제해 줬다는 것이다. 공짜 골프에 대한 감사 대상 기간은 2021년 1월 1일~2022년 6월 21일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이다.  

    공제조합 감사실은 "요금규정상 연단체 면제 외에는 무료 라운딩이 허용되지 않음에도 광범위한 무료 라운딩이 허용되어 7600만 원(인터넷가 적용, 팀당 4인 기준)의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단체는 골프모임에서 일 년 기준으로 미리 날짜를 정해 예약을 하는 단체팀을 말한다. 또 감사실은 '공짜 골프'를 은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삭제"하고, 감사 과정에서도 "삭제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사에 불응"했다고 지적했다.

    평소와 다른 고강도 감사는 코스카CC의 수익이 예상만큼 신통치 않다는 내부 문제 제기가 발단이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넓은 공간에서 치는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골프장들이 많은 수익을 내던 때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때는 매일 정원이 꽉 찼을뿐 아니라 수십 팀이 대기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특정 고객들이 먹은 3330만 원어치를 골프장에서 대납했다. 대표 업무추진비와 다른 부처 예산이 전용됐다. 감사자료에는 누군가에게 이를 제공했는지는 명확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공제조합 안팎에서는 "공짜 골프를 친 사람과 무료 식음료를 제공받은 사람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골프장 측은 "제공 대상자의 적정 여부는 경영진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씨는 업무추진비로 골프복 등 172만 원어치를 구입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감사실은 "대표이사가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했다면 불법 영득 의사(회사돈을 권한없이 사용했다는 의미)가 인정된다"고 짚었다.

    감사실은 이 씨에 대한 징계와 동시에 172만 원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 주요고객이나 직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샀다던 골프공과 블루투스 스피커 등 4565만 원 상당 물품과 600만 원의 화장품 역시 골프장 대표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감사실은 적발했다. 블루투스 200개의 경우 영업마케팅 담당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에서 구입하기도 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신용카드 밴(VAN)사로부터 골프공과 현금 등을 리베이트로 수수한 사실도 적발됐다. 2020년~2022년 6월까지 골프공은 1841만 원어치, 현금은 1158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현금 리베이트 400만 원은 대표 경조사비(100만 원), 대표 라운딩 캐디피(62만 원) 등 대부분 이 씨를 위해 쓰였다고 감사실은 밝혔다. 이 가운데 28만 원은 이 씨 업무용 차량 과태료를 납부하는 데 사용됐다.

    밴(VAN)사는 카드사와 카드 가맹점 사이에서 카드 사용 승인을 중개해 주는 회사로, 대형 가맹점과 리베이트를 주고받다가 금융감독원 등에 심심치 않게 적발됐다.

    이씨는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 골프장 사장에서 물러났고, 안모 본부장도 올해 4월 그만뒀다.


    내부 감사보다 축소된 수사…'밴사 리베이트'만 기소 의견


    이 사건을 맡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 30일 골프장 대표였던 이 씨 등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공제조합 감사 내용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감사의 핵심이었던 무료 골프 제공이 혐의에서 빠졌다. 애초 지난 5월 8일 처음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는 이 부분도 혐의 대상에 포함됐지만, 검찰에서 '경영상 판단'이라는 골프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다.

    이는 연단체만 무료 라운딩이 가능하다는 내부 정관과도 상충한다. 전문건설 업계에서는 "회원사와 조합비로 운영하는 골프장은 수익을 내면 배당을 해야 할 텐데 주인 없는 회사처럼 운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 골프 제공이 경영상 판단이라면 왜 무리하게 자료를 삭제하거나 명단을 바꿔치기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전 대표 측도 이를 불법으로 인지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공금으로 골프 물품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도 혐의에서 제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밴사 리베이트 건으로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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