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하마스와의 전쟁을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민심 이반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는 끝났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후 네타냐후는 핵심적 지지층을 잃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싱크탱크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끌 지도자로서 네타냐후 총리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4%는 이스라엘군 지휘부가 전쟁을 앞장서 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 전통적 지지세력인 우익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조차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 지도자로 신뢰한다는 비율은 10%에 그쳤다.
IDI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일주일 뒤에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는 유대계 이스라엘인들 20.5%만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밝혔었고,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7.5%만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올해 6월 조사에서는 정부를 믿는다는 응답자는 각각 28%, 18%였다.
올해 들어 자신의 부패 혐의 재판을 무마하기 위해 사법부를 무력화하려던 조치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며 불신을 자초했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가 전쟁이 길어지면서 회복 불능 상태에 이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집권여당 리쿠드당을 오랫동안 지지해 온 주민들 사이에서조차 네타냐후의 장기 집권을 가능케 했던 '강한 안보' 공약의 실상이 드러났다고 비판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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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쟁 이후 그가 보인 행태에 대해 일반 이스라엘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나면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힘든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른바 책임 물타기를 시도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자신은 하마스의 움직임에 관해 어떠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는 글을 엑스(트위터)에 올리며 또 다시 책임회피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여론을 반전시킬 것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IDI의 타마르 헤르만 수석 연구원은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고서도 (영국 총리직에서) 축출됐다"고 말해 네타냐후의 부활 가능성에 대못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