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안남도 간석지 침수피해 복구현장 시찰.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남 안석간석지 피해복구현장을 방문해 김덕훈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책무에 불성실한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면서,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하여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할 것"을 명령함에 따라, 숙청 수준의 대규모 인사조치가 예상된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배수구 구조물설치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남포시 안석간석지 제방이 파괴되면서 총 560여 정보의 간석지구역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김 위원장이 "피해가 발생하게 된 동기와 원인을 구체적으로 요해 분석하고 일군들의 매우 무책임한 직무태만 행위를 심각히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김덕훈 내각 총리를 직설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은은 "며칠 전 안석간석지 논이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을 현지에 파견하여 직접 복구사업을 지휘하도록 했으며 군대까지 동원시키는 조치를 취했는데 어떻게 되여 내각과 성·중앙기관의 책임일군들은 현장에 얼굴도 내밀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각총리는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한두 번 돌아보고 가서는 부총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그쳤다"고 비판했다.
또 "현장에 나온 부총리라는 사람은 연유공급원 노릇이나 했으며, 주인으로서 공사를 직접 지휘해야 할 간석지건설국장은 자기는 크게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돌아가겠다고 당 위원회에 제기하다가 비판을 받고도 거의나 기업소 사무실에서 맴돌며 허송세월한 것마저 배수문 공사용으로 국가로부터 공급받은 많은 연유를 떼 내어 몰래 은닉해놓는 행위까지 하였다는데 정말 틀려먹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엄중한 피해를 발생시킨 당사자들로서 자그마한 가책이나 책무수행에 대한 사소한 의지조차 결여된 의식적인 태공행위"라고도 했고, "피해복구 전투에 동원된 군인들의 투쟁기풍을 통하여 정부의 지도간부들과 지방의 행정경제일군들의 무책임한 일본새에 강한 타격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둔감"하고, "이번에도 군대가 전적으로 달라붙어 해달라는 자세이며 또 응당 그래야 한다는 식의 뻔뻔스럽고 불손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엄하게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은 특히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면서, "내각이 내리지령밖에 할 줄 모르는 지령부서, 통보부서처럼 되게 된 데는 국가경제사업과 경제기관들에 대한 당 정책적 및 당적지도를 맡은 당중앙위원회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 중앙의 호소에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경종을 경종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지적 저능아들, 인민의 생명재산안전을 외면하는 관료배들, 당과 혁명 앞에 지닌 책무에 불성실한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면서,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하여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할 것을 명령했다.
"일군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성이 난무하게 된 데는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에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 "나라의 경제사령부를 이끄는 총리답지 않고 인민생활을 책임진 안주인답지 못한 사고와 행동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 김덕훈 총리를 노골적으로 비판한 김 위원장은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간석지건설국, 국가건설감독성,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 남포시 건설감독국에 대한 집중 검열사업이 시작된다"고 전해 대규모 문책 인사를 예고했다.
지난 2020년 59세 나이로 총리에 오른 김덕훈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실세로 평가됐다. 김 위원장이 측근들에게만 선물하는 검은색 가죽 롱코트를 입고 현장을 시찰을 하기도 했고, 주요 행사에서 김정은 다음으로 이름이 호명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물에 잠긴 논에 직접 들어가 팔을 걷어 부친 채 간부들에게 지시를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제방이 터져 물에 잠긴 논의 모습도 여과 없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김덕훈 총리 등 주요 간부들을 노골적이고도 직절적인 표현으로 맹비난하고 검열을 실시함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조치가 예상된다. 간부들의 기강을 잡기위한 후속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김덕훈 총리 등 간부들을 강력 비판하고 직접 물에 찬 논에까지 들어가 지시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식량부족 등 경제난의 책임을 최고지도자인 자신이 아니라 내각 총리 등 아래 간부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덕훈 내각총리 등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질책과 이에 따른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한 것으로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총리와 핵심간부들을 희생양으로 고강도 기강 확립을 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제방 하나 터져 인명피해 없이 논밭 침수피해를 입은 정도에 우리식으로 한다면 감사원, 특검, 국정조사, 검찰, 경찰 조사 등 국가적으로 동원 가능한 수단은 다 동원하여 조사한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은 경제와 민생 악화로 높아진 주민들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극단의 조치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