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 김혜민 기자검찰이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조씨는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는 10일 조씨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조 전 장관 등과 공모해 2013년 6월 17일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허위로 작성되거나 위조된 증빙서류들을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이를 제출해 서류전형에 합격함으로써 허위로 작성된 공문서를 행사하고, 위계로써 서울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했다.
조씨는 아울러 어머니인 정 전 교수와 공모해 2014년 6월 10일 부산대 의전원 입학관리과에 허위로 작성한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을 제출해 최종 합격, 위계로 부산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부산대 의전원 입시 관련 혐의는 정 전 교수의 1심에서 유죄 판단이 나왔고, 조씨의 공모 사실도 인정됐다. 이 판결은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서울대 의전원 입시 관련 혐의도 조 전 장관이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으면서 조씨와의 공모 사실이 인정됐다.
황진환 기자검찰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조씨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단순 수혜자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나눠서 했다"면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현재도 일부 혐의를 다투고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범에 대한 재판이 일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검찰 단계에서 종결하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맞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9년 9~12월 조 전 장관 부부를 자녀들의 입시비리 관여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자녀들도 일부 혐의에 공모했다고 봤지만, 기소하지는 않았다.
조씨는 오는 26일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고, 불복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이를 두고 입시비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입장 변화를 확인한 후 공범인 딸 조씨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14일에는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17일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전체적인 틀에서 입시비리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 조 전 장관 부부의 태도 등을 반영해 조씨를 재판에 넘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의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보면 조씨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수사 과정 태도 전반, 가족들 재판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황진환 기자
조 전 장관 부부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만으로 조씨의 사건을 처리한 것이 아니고 가담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공동정범'이라는 취지다.
한편 역시 입시비리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 아들 조원씨에 대한 처분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조원씨의 혐의는 공범인 조 전 장관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태다.
조원씨는 2017학년도 2학기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탈락한 뒤 2018년 1학기 동일 전공에 재응시해 합격했고 2021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원씨는 당시 지원하면서 허위로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의의 법무법인 인턴 확인서·조지워싱턴대 장학증명서를 제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원씨는 지난달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할 뜻을 밝혔고, 검찰에 서면조사를 받았다. 진술서에는 조원씨가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경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