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한대욱기자/노컷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 8개월 동안의 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1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전회장은 이날 새벽 6시 50분쯤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김우중 전회장이 대검찰청에 도착
김 전 회장은 대검찰청 입구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과 간단한 일문일답을 하기도 했는데, 김 전 회장은 먼저 "대우사태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혐의는 검찰에 가서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이날 새벽에 인천공항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파견해 김우중씨를 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도착함에 따라 1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김우중씨 수사를 앞두고 오광수 중수2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중수2과 소속인 조재연 대검 연구관 외에 2명의 검사를 충원했다.
이들 4명의 검사는 김우중씨의 혐의별로 역할을 분담한 뒤 김씨를 상대로 개별신문을 벌일 방침이다.
대검찰청에는 취재진 백여명에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50여명도 입구를 막고 만일에 있을 지도 모를 시위에 대비하고 있으며, 전현직 대우직원 20~30여명도 김 전 회장을 맞기 위해 검찰청사를 찾았다.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어떻게 진행되나검찰은 김우중씨가 69세의 고령이고 지병을 앓아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지만 대우그룹 분식회계 규모가 41조 원에 이르는데다 해외도피하는 등 죄질이 무거워 구속 수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체포 영장 만료시한이 48시간인 점을 고려할 때 김 전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늦어도 내일 저녁쯤 청구될 것으로 보다.
검찰은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되면 20일 동안 수사를 벌인 뒤,다음달 5일쯤 구속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회장 변호인측은 어제 선처를 바란다는 뜻에서 자수서와 수사재기 신청서를 대검찰청에 접수했는데,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우중 전회장은 ''자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중 전 회장 혐의내용 정리김우중 전 회장은 41조원의 분식회계를 한 뒤 금융기관에서 9조 2000억원대의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영국내 대우그룹 비밀 금융조직인 BFC를 통해 (수출대금 미회수와 해외차입금 누락 등의 방식으로) 25조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그룹의 해체를 저지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은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해외재산도피 혐의 등을 먼저 조사한 뒤 개인비자금 조성이나 대우그룹 퇴출저지를 위한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사법처리 전망
검찰은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4월말 대법원이 옛 대우그룹 임원들에 대해 유죄확정 판결을 내린 만큼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화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해외투자였다고 주장하는 김 전 회장측과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그룹 퇴출저지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설도 상황에 따라서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CBS사회부 박종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