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부스. 한화오션 제공방산 분야 경쟁자인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이 부산에서 맞붙는다. 앞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던 양사가 각각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참가하는 것인데, 이후 본격화될 양사의 방산 경쟁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MADEX 2023에 참가한다.
한국형 항공모함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이번 전시회에서 HD현대중공업은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과 최초로 콘셉트가 공개되는 무인전력지휘통제함, 기존 모델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국형 항공모함, 수출용 원해경비함(OPV) 등을 공개한다.
무인전력지휘통제함은 무인항공기(UAV),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등을 활용해 해상, 수중, 공중에서 무인정찰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함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무인전력지휘통제함의 콘셉트를 선제적으로 제안함으로써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유·무인복합체계 구축 사업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께 공개되는 한국형 항공모함은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개념연구를 완료한 경항모를 발전시킨 모델이다. 경항모의 길이, 폭, 넓이를 확장, 수직이착륙 방식 대신 강제이착함(CATOBAR) 방식 운용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전자식 사출장치(EMALS)와 차세대 강제착함장치(AAG)를 적용해 국내 개발 함재기(KF-21N)를 탑재할 수 있다.
원해경비함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이번 전시회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원해경비함(OPV)의 모형도 공개된다. HD현대중공업은 업그레이드된 원해경비함 모델을 적극 홍보해 해외 함정수출을 견인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오션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에 총 4종의 수상함을 전시한다. 울산급 Batch-III 호위함, 한국형 구축함 (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 (KDDX-S), 합동화력함 등 회사의 최신 기술이 총 망라된 함정이다. 아울러 수출형 잠수함 2종과 무인잠수정을 포함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도 함께 선보인다.
한화오션은 울산급 Batch-III 호위함이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하고,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한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8년 울산급 호위함 2차사업의 선도함을 개발 건조했으며, 이후 3척을 추가로 수주해 건조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울산급 Batch-III 호위함 5,6번함의 건조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와 함께 한국형 구축함 (KDDX) 선도함의 상세설계 및 건조 사업 역시 내년에 진행이 계획되어 있다. 한화오션은 두 사업의 수주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정통 수상함 명가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 한화오션 제공한편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와 함께 참여하며 한화의 '종합 솔루션 공급 기업 이미지'고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시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잠수함 및 선박용 리튬전지체계와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을 주력으로 전시해 '해양 전기추진체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비전을 공개한다. 한화오션이 건조하고 있는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에는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가 탑재될 예정인데 기존 납축전지 대비 잠항시간이 약 3배가 늘어나 해군 잠수함 작전 능력이 향상될 전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군 함정의 주요 추진 기관으로 사용되는 'LM2500' 가스터빈 엔진 및 발전기도 전시된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통신위성 △해양무인체계 △함정 전투체계 △안티드론 시스템 등을 통해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역량과 '스마트 배틀십' 비전을 제시하며, 초연결∙초지능∙초융합 기반 '해양무기체계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을 선보인다.
한화오션은 함정 건조에 있어서 자타공인 최고 수준의 건조기술력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첨단 추진체계, 한화시스템의 최신 전투체계를 연계한 시너지를 통해 최고 품질의 함정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경쟁은 향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 분야를 둘러싼 양사의 신경전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후해 극한으로 향했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군함을 불공정하게 수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대우조선해양은 불공정행위는 HD현대중공업이 저질렀다고 맞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