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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I 고위급 회의 내일부터…北 반발 가능성에 '욱일기'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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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PSI 고위급 회의 내일부터…北 반발 가능성에 '욱일기' 논란도

    핵심요약

    2002년 北 서산호 스커드 미사일 밀수출 적발 계기 출범
    "특정국 대상 아니다"라지만 사실상 北 견제…과거 반발하기도
    제주서 70여개국 대표단 참가 회의, 이튿날 바다서 해양차단훈련
    한미일과 호주 함정 참가…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 입항
    日 "욱일기 달고 참가"…해상자위대기는 일제 해군기와 동일

    차단 기동 실시하는 연합전력 구축함. 국방부 제공차단 기동 실시하는 연합전력 구축함. 국방부 제공
    30일부터 제주도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출범 20주년을 계기로 미국, 일본, 호주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위급 인사들이 모인다.

    이뿐만 아니라 선박 등을 통해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부품이 유출되는 것을 막는 해양차단훈련이 포함된 '동방의 노력(Eastern Endeavor '23)' 아태순환훈련도 함께 열린다. 다만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대상이 사실상 북한이 되는 만큼 반발이 예상되며,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기' 또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北 미사일 밀수출서 시작된 PSI…과거 "선전포고로 간주" 등 반발하기도

    PSI는 대량살상무기(WMD) 그 자체와 운반 수단(미사일 등), 관련 물품의 불법 확산을 막기 위해 2003년 출범한 국제협력활동이다. 특정 나라를 대상으로 하진 않지만, 2002년 12월 북한 화물선 서산호가 스커드 미사일과 화학물질을 예멘에 밀수출하려다 스페인 해군에 적발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 견제의 성격이 크다.

    2023년 3월 기준으로 모두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5년마다 고위급 회의가 열리는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미 국무부 보니 젠킨스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을 비롯해 70여개국 대표단이 참가한다.

    첫째 날인 30일 열리는 20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서는 PSI의 과거·현재·미래를 각각 주제로 해 토의가 진행된다. 회의 말미에는 그간 PSI의 성과 및 현재의 확산 위협, 향후 협력방안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WMD 관련 물자 차단 능력과 법적, 제도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핵 문제가) 자연스럽게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PSI 참여국들이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는 "반응을 하지 않을지 강도 높게 반응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북한은 PSI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2009년 4월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우리가 이명박 정부 들어 입장을 선회해 PSI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자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이던 2019년 7월 부산에서 열린 '동방의 노력' 훈련에서도 의심 선박에 승선해 이를 검색하는 해양차단훈련이 빠졌었다.

    28일 오후까지 PSI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는 상황이다. 

    의심 선박 승선, 검색, 강제 입항…日 해자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부산 온다

    둘째 날 열리는 해양차단훈련에는 한미일과 호주까지 4개국 수상함 7척과 항공기 6대를 비롯해 승선검색임무를 수행하는 특임대 6개 팀, 다국적 협조본부인원 20여명 등이 참여한다. 지휘는 우리 해군 7기동전단장 김인호 준장이 맡는다.
     
    훈련은 대량살상무기를 적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심 선박에 대한 정보 전파로 시작, 각국 수상함 전력들이 의심 선박을 차단하기 위해 기동을 시작하고 우리 해군 P-3 해상초계기가 의심 선박 경로 탐색과 추적 임무를 수행한다.

    이어서 고속단정을 이용해 의심 선박에 승선해 검색(VBSS)하는 절차가 진행되는데 1차는 한미 해경 특공대가, 2차는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특수임무대, 3차는 한국 화생방사령부 특임대가 투입된다. 특임대가 대량살상무기 의심 물질을 식별해 제독 처리하고, 의심 선박을 인접 항구에 강제 입항시키는 것으로 해양차단훈련은 마무리된다.

    각국 대표단은 우리 해군의 독도급 대형수송함(강습상륙함)인 마라도함에서 이같은 훈련 과정을 지켜본다. 그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마라도함에서 우리 해군 광개토(KDX)-Ⅱ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왕건함,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밀리우스함, 일본 해상자위대 아사기리급 호위함 하마기리함, 호주 해군 앤잭급 호위함 앤잭함, 한국 해경 삼봉급 경비함 5002함(이청호함) 순으로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을 사열한다.

    일본 요코스카에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정박한 모습. 군항에는 과거 일본 해군기를 그대로 쓴 해상자위대기(욱일기)를 게양하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요코스카에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정박한 모습. 군항에는 과거 일본 해군기를 그대로 쓴 해상자위대기(욱일기)를 게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하마기리함은 이 과정에서 구 일본 제국 해군을 상징하는 '욱일기'를 사실상 그대로 사용한 해상자위대기를 달고 이종섭 장관의 사열을 받을 예정이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PSI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하면서 욱일기를 게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 육군과 해군의 군기(軍旗,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로 쓰여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이 됐다. 현재 일본 자위대의 깃발을 살펴보면 육상자위대는 욱일 문양을 쓰기는 쓰되 과거 일본 육군기에서 약간 변형시켰지만, 해상자위대는 과거 일본 해군기를 그대로 빼다박은 욱일기를 쓰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말레이시아 페낭 일본 해군기지에 입항한 독일 U보트(잠수함) 승조원들을 위한 일본 해군의 환영식 사진. 일본 해군기로 쓰이던 욱일기가 걸려 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2차 대전 당시 말레이시아 페낭 일본 해군기지에 입항한 독일 U보트(잠수함) 승조원들을 위한 일본 해군의 환영식 사진. 일본 해군기로 쓰이던 욱일기가 걸려 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
    이 장관은 지난해 10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쓰이는) 일본 자위함기는 (과거 일본 제국이 썼던) 욱일기와 달리 약간 기울어져 있어, 형상은 비슷하지만 자세하게 놓고 보면 차이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자위함기'라고 부르는 것이 옳으냐는 문제를 떠나 구 일본 해군의 군기와 해상자위대의 군기는 사실상 디자인이 같아서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하마기리함을 포함해 훈련에 참가하는 4개국 함정은 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5월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 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아마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년마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환태평양훈련(RIMPAC)이나 국제관함식 등 규모가 있는 다국적 행사에서 해군 함정이 입항하는 경우, 관례상 함수(뱃머리)에는 해군기, 그 반대쪽인 함미에는 국기, 마스트(중앙 돛대)에는 정박하는 항구의 국기를 게양(courtesy flag)한다. 이 관례를 그대로 따른다면, 하마기리함이 29일 부산에 입항할 때는 욱일기와 함께 마스트에 태극기를 올리게 될 전망이다.

    셋째 날은 각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회의와 도상훈련이 진행되는데, 대표적인 확산 사례인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해서 주요 차단 사례에 대해 전문가 발표와 함께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상훈련은 가상 시나리오에 기반해 WMD 차단 관련 국제 공조 사례를 재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넷째 날은 운영 전문가 회의로, 최근의 WMD 확산 추세와 함께 제재 회피 수법, 대북제재 국제협력 강화 등을 주제로 토의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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