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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日, 수산물 수입금지 무력화…"尹정부 독자대응 안해"

    핵심요약

    日, 시찰단 활동 틈타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 요구
    日 오염수 안전 공표하면 수입금지 유지 명분 잃어
    "위험평가 해야 할 尹정부, IAEA 평가에만 의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정도 떨어져 있는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의 모습. 오른쪽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연합뉴스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정도 떨어져 있는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의 모습. 오른쪽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을 틈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인사들은 우리 시찰단을 환영하면서 이 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내놓았고, 일본 언론도 이에 동조했다.
     
    그렇다면 일본은 수산물의 한국 수출 재개를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놓고 과거 한일 양국이 두 차례 맞붙었던 WTO 소송전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2013년 9월 후쿠시마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방사성 함유량 기준을 충족한 수산물만 출하하고 있는 만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고,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일본 후쿠시마현 오나하마항 어선.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현 오나하마항 어선. 연합뉴스
    WTO는 2018년 2월 일본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이다.
     
    2개월 뒤 한국정부는 이에 불복해 상소했다.
     
    WTO 상소기구는 2019년 4월 예상을 깨고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한국정부는 1심 판결 패소 이유였던 과학적 근거 부족에 대해 오염 지역에서 나온 식품은 한국에서도 일괄 폐기한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사태시 한국에서는 관련 축산물을 살처분하고 있다고 설득해 최종심에서 승리를 굳힌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에서 24일 판매 중인 생선.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에서 24일 판매 중인 생선.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오염수 시찰이 일본 정부에 의해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는 계기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즉, 시찰 이후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공표가 나오면 한국 정부가 수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할 명분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오염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수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한다면 일본이 이번에는 WTO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상의 조항을 근거로 윤석열 정부를 다시 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협정 5조 7항에 따르면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당시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내려진 것으로, 한국 정부는 향후 더 객관적인 위험평가(assessment of risk)를 거쳐 수입 금지 조치를 재검토(review)해야 한다.
     
    송 변호사는 이 위험평가와 관련해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오염수 방출이 한국 해양생태계와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 평가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한 바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을 태운 버스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을 태운 버스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도쿄전력 폐로자료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원안위는 이에 대해 "정부는 일본의 실시계획(측정 핵종,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방출시설, 방출방법, 해양감시 등)에 대해 도쿄전력 등 자료를 포함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 검사자료 및 심사회의 내용, 일측과 질의 답변, IAEA 확증 모니터링 참여를 통한 오염수 직접 분석 등을 통해 과학기술적 검증을 진행중이며, 그 결과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원안위 이현경 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정부가 진행중인 과학기술적 검증에 시료(오염수) 직접 분석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과학기술적 검증이 '위험평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료는 우리가 직접 확보한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이 대변인은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도쿄전력으로부터 확보한 것을 우리나라 등 4개국이 전달받은 것"이라며 "이 같은 시료 채취는 일반적인 프로토콜(관행, 규칙)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송 변호사는 "오염수 방류는 한국 해양 생태계와 국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 정부가 방류에 대해 독자적인 위험평가를 해야하지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온 IAEA의 평가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현의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의 광어와 오징어. 연합뉴스후쿠시마현의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의 광어와 오징어. 연합뉴스
    앞서 2020년 2월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그해 4월에는 IAEA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 전문가 보고서에 내용에 대해서도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김대기 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IAEA가 (오염수에 대해) 괜찮다고 하면 그대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냐'는 민주당 서동용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본이 허가를 받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일본 수산물 수입도 재개되는 것으로 봐야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건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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