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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꽃샘추위 언제까지?…상상 넘는 고통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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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수출, 2달 연속 '반토막'…금융위기 수준
    상반기 적자 실적 전망까지…1년 내내 힘들 수도
    정부 지원 절실 주장…세제 특혜 논란 여전

    연합뉴스연합뉴스
    예고했던 반도체 한파가 매섭게 한반도를 몰아치고 있다. 두 달 연속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가 확실시되지만, 당장의 한파가 얼마나 가혹한 수준으로 얼어붙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 한해 반도체 실적 회복 '먹구름'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27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1월 마이너스 44.5%에 이어 두 달 연속 '반토막' 기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2009년 1월 -46.9%)와 맞먹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담당하는 반도체의 부진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 규모인 475억 달러(약 61조 8600억 원)로 이어졌다. 심지어 올해 두 달 동안 기록한 무역적자가 186억 3900만 달러(약 24조 2500억 원)로 작년 기록의 40%에 달한다.
     
    이미 예상했던 반도체 한파지만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매서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셈이다.
     
    시장은 반도체 경기 둔화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본다. 상반기에는 공급 조절과 투자 축소로 재고를 소진하고, 하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2분기까지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분기에 1조 원대를 기록하고, 2분기에는 1분기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제기한다.
     
    이미 지난해 4분기 10년 만의 영업적자(1조 7000억 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그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1분기 2~3조 원대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3조 원대 적자를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또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국면에서 수요가 회복한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턴어라운드라는 뜻을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수요가 바닥을 찍었으니 고개를 든다는 뜻이지 드라마틱한 수요 폭발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 한해 반도체 업황의 뚜렷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정부 지원 필요 절실 vs 대기업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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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내놨다. 기업 규모에 따라 세액공제 기본공제율을 상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2월 국회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야당은 세액 공제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대기업에 주는 혜택이 큰 '특혜'라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도 이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정말 나쁜 것은 맞지만, K칩스법의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가는 것도 맞다"면서 "이런 세제 혜택으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K칩스법의 실효성 논란도 있다.
     
    최저한세 때문이다. 대기업을 기준으로 각종 공제와 감면을 적용한 법인세가 17%보다 적으면, 최저한세액(17%)을 내야 한다. 2021년 기준 최저한세 17% 적용 대상 기업은 10곳이다.
     
    한편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 때문에 보조금까지 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반도체 무기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생각하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반도체 투자 유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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