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황진환 기자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두고 양측의 해석이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시가 얻을 수 있었던 4895억 원을 포기해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무단계에서 개발 수익 중 공공의 몫을 70%로 정하는 방식이 논의됐는데도,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결탁해 확정 이익을 택하는 바람에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 원 대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민간업자들의 돈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수익을 챙기고, 또 성남시에 공원까지 조성한 4583억 원 규모의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확정 이익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사업 위험에 있어 시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 "李, 개발업자와 공모해 성남시에 '4895억 원' 손해 입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정진상, 유동규, 남욱, 김만배 등과 공모해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적정 배당이익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확정이익 1830억 원만 배당받도록 해 4895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고,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끼쳤다"라고 설명했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와 결탁해 성남도개공이 챙겨야 할 돈을 가져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검찰이 성남도개공이 챙겼어야 할 돈으로 책정한 금액은 총 6725억 원이다. 대장동 전체 개발 이익의 70%에 달하는 돈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연합뉴스검찰이 이렇게 판단한 근거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 2015년 작성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가 꼽힌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도개공 개발본부 소속 A팀장은 지난 2015년 1월 "확정이익이 아닌 일정 비율대로 이익을 배분하는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이익 배분은 공공 70%, 민간 30%'의 방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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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모지침은 성남도개공이 5500억 원 규모의 확정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물론 이를 두고도 부동산 개발 사업의 성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가 확정이익을 챙기는 안전한 방식을 택한 것이란 반론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검찰은 성남도개공이 '공공 70%, 민간 30%'의 방안을 검토했는데도, 이재명 당시 시장 측이 확정이익 방식을 택해 결과적으로 성남도개공, 나아가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본 것이다.
또 검찰은 이 대표 측이 공공이익 환수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 '신흥동 1공단 부지 공원화 사업'도 공공이익 환수로 판단하지 않았다. 앞서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는 2561억 원을 들여 1공단 부지를 공원화했다.
결국 검찰은 성남도개공이 얻을 수 있었던 비용은 6725억 원에 달했는데도 실제로는 1830억 원(임대 아파트 부지)만 챙겼다며, 배임 액수를 총 4895억 원으로 잡은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 위험 최소화하며 '4583억 원' 공익 환수한 사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검찰의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 황진환 기자이재명 대표 측의 해석은 검찰과 완전히 다르다. 성남시와 성남도개공의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고, 위험 부담은 민간에게 넘기는 것과 동시에 4583억 원의 공익을 환수한 성공적인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1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당시에도 서면진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당시 이 대표는 "2015년 2월 민간사업자를 경쟁 공모해 3개 컨소시엄 중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됐다"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5억 원만 부담하고 일체의 위험 부담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개발자금의 조달과 사업 시행, 사업 실패나 손실 발생 위험을 모두 민간 사업자가 떠안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투자자가 2561억 원으로 1공단 부지를 공원화하고, 공사에는 임대아파트 부지나 1822억 원을 우선 배당하기로 했다"라며 "총 4583억 원의 공익 환수를 확정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 대표 측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당된 임대아파트 부지 이익(1822억 원)을 포함해 1공단 공원화 비용(2561억 원), 터널 건설 비용 등(약 200억 원)을 모두 공익 환수 결과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제가 한 일은 성남시장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법 절차에 따라 지역을 개발하고 주민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민간에게 넘어갈 과도한 개발 이익의 일부를 성남 시민들에게 되돌려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단 한 점의 부정행위를 한 바가 없고, 부정한 돈 단 한 푼 취한 바가 없다"며 "수년간 여러 기관들이 먼지 털 듯 탈탈 털어댔지만 번복된 진술 외에 어떤 범죄 증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죄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상반된 해석… 법정 다툼 치열할 듯
이처럼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검찰과 이 대표 측의 해석이 완전히 엇갈리면서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법원 심문은 물론, 향후 법정 다툼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상관 없이 그를 재판에 넘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성남도개공 내부에서도 공공 70%, 민간 30%의 이익 배분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고, 확정이익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도 이재명 당시 시장 측이 이를 묵인한 것을 재판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반면 이 대표 측은 확정이익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도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당시는 미분양이 쌓이고 정부가 '빚내서 집 사라'라고 장려하던 시기이다. 부동산 시장은 급변하고 예측이 어렵다"라며 "1조 원 이상 투자되는 초대형 개발 사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 아니고 공익을 추구하는 행정 기관이므로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라며 "이익 배분을 비율로 정하면 예측을 벗어난 경기변동 시 행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불안정성이 있고, 민간사업자가 비용과다계상 등으로 이익을 축소하면 비율은 의미가 없다. 정산 지연으로 배당 몫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고 관련 공무원과의 부정거래가 시도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