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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보호구역서 또 초등학생 숨져…인지 어려운 '어린이 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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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어린이 보호구역서 또 초등학생 숨져…인지 어려운 '어린이 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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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9살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지난해에만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로 565명이 다치거나 숨졌습니다. 잇단 사고에 여러 대책이 나왔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은 여전히 위험합니다. 지난 8월부터 '노란색 횡단보도'가 일부 지역에 설치되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흰색 횡단보도보다 '시인성'(눈에 쉽게 띄는 성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다하게 설치된 빨간색 미끄럼 방지포장까지 더해져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인지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겁니다. 결국 어린이 보호구역 내 색상이나 표식을 보다 단순화해 시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일 청담동 학교 앞에서 초등학생 또 사망…잇단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노란색 횡단보도' 실효성 의문…"오히려 안 보인다"
    적색 미끄럼 방지포장 '과다' 문제도 지적돼…형형색색 어린이보호구역
    전문가들 "어린이 보호구역 색상·표식 등 단순화해 '시인성' 높여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노란색 횡단보도' 설치가 시작됐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 후문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9살 A군이 음주 운전을 하던 30대 남성 B씨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지난 10월 27일에도 경남 창녕군 한 초등학교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9살 C군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총 523건으로, 2명이 사망하는 등 총 56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8월부터 경찰청은 '노란색 횡단보도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흰색 횡단보도의 색상을 노란색으로 바꿔,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을 더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사고를 막겠다는 목적이다. 현재 강원도, 대구, 인천 등 7개 시도에 12개의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경찰청은 노란색 횡단보도 설치를 차차 늘려갈 예정이며 3개월의 시범운영을 거쳐 노란색 횡단보도의 효과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 문제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색상이 다양해진 탓에 운전자의 시야가 오히려 혼란스러워졌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원주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 원주시청 제공강원도 원주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 원주시청 제공
    지난 9월 강원도 원주시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에 노란색 횡단보도가 생기면서 해당 구역이 빨강, 노랑, 검정, 흰색 등 온갖 색상들로 채워졌다. 하승우 한국교통안전공단 처장은 "이러한 현란한 도색은 오히려 운전자에게 혼선을 줘 시인성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또한 "횡단보도를 노란색으로 도색한다고 해서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을 인지하는데 추가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흰색이 오히려 시인성이 높고, 노란색 도색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경찰청의 '차선 색상별 밝기 기준' 조사에 따르면 흰색차선의 밝기가 노란색 차선보다 1.6배 높고, 시인성 또한 1.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6년부터 고속도로 전 구간의 중앙분리대 측 차선이 노란색에서 흰색으로 변경된 바 있다. 물론 횡단보도는 선이 아닌 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차선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흰색이 노란색보다 인지하기 쉽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관성 문제도 대두됐다. 한 교통 전문가는 "일부 시도에서 시범 운영을 하는 만큼 전국에 있는 모든 어린이 보호구역 횡단보도 색상을 한 번에 다 바꿀 수는 없지 않냐"며 "어디는 (횡단보도가) 흰색이고 어디는 노란색이면 인지에 혼동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간단한 노면 표시지만 (이러한 변화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이런 변화가 혼동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안에 있는 적색 미끄럼방지포장 면적이 너무 넓다는 점도 운전자들의 인지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하승우 한국교통안전공단 처장은 "현재 빨간색 미끄럼방지포장 면적이 너무 넓어서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작과 끝 지점이 애매모호하다"며 "그래서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인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거기에 노란색 횡단보도까지 겹쳐져 버리니 운전자들이 주변의 갖가지 표식에 헷갈려 집중을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통합지침'에도 보호구역내 미끄럼방지포장이 '기준이 없이 시공돼 보호구역마다 위치, 길이 등이 다르게 설치됐다'며 과다한 포장에 대한 문제가 명시돼있으며, 필요한 지점에만 제한적으로 (적색 미끄럼방지포장) 적용 구간을 최소로 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본 도쿄 코지마치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 구글 캡처일본 도쿄 코지마치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 구글 캡처
    전문가들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색상이나 표식을 단순화해 시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처장은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어린이 보호구역의 도색 면적이나 색상, 표식이 깔끔하고 간단하다"며 "그러다 보니 보다 더 운전에 집중할 수 있고, 인지나 판단을 더 적절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도쿄에 있는 코지마치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 또한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작과 끝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식이나 색상이 단순명료하게 되어있는 상태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노란색이 흰색보다 시인성이 떨어지는 건 맞다"면서도 "노란색 횡단보도를 설치함으로써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더 명확하게 인지하게 하기 위한 '주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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