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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동남권 지역 강화' 조직개편 강행…커지는 '부산 이전' 파열음

금융/증시

    산은, '동남권 지역 강화' 조직개편 강행…커지는 '부산 이전' 파열음

    산은 이사회, 노조 반발 속 조직개편 강행
    노조 "법 개정 전 무리하게 추진되는 이전 작업"
    법적 대응까지 검토…'본점 부산 이전' 파열음↑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산업은행 제공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이 동남권 조직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노조 반발 속에서도 사실상 강행된 것이어서 파열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동남권 조직을 확대하고 인원을 보강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구체적인 개편 내용을 보면,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의 명칭은 '지역성장부문'으로 변경되며, 해당 부문 내 네트워크지원실이 지역성장지원실로 통합돼 부산지역으로 이전되고 동남권투자금융센터가 신설된다.
     
    해당 부문 산하 국내지역본부와 해양산업금융본부도 개편 대상에 포함됐다. 국내지역본부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본부의 명칭이 '동남권 지역본부'로 바뀌며, 해양산업금융본부의 해양산업금융실이 2실 체제로 확대 개편된다. 이렇게 개편된 조직엔 50~80명 규모의 본점 인력 보강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내부에서 나온다. 실제로 이번 이사회를 앞두고 외부로 알려진 개편안에는 부산지역 인력 수용 계획도 담겼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는 이사회에 앞서 조직개편 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신규 업무가 발굴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동남권 부서를 신설하고 대규모 인사까지 계획하는 건 '국회와 직원 설득 절차를 거쳐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산은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행보이자, 사실상의 '꼼수 이전'이라는 논리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일정에 대해 "부서 한 두 개 신설하거나 옮기는 건 산은 회장이 결재하고 추진하면 되는 사안"이라며 "결국 강석훈 산은 회장도 동남권 발전이라고 포장은 했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산은법 개정 전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부산 이전 시도이기에 혼자서 그 책임을 온전히 떠맡기엔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산업은행 이전을 시도하는 이사회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산업은행 이전을 시도하는 이사회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산은 노조는 이날도 서울 본점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이사회가 종료될 때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조직개편은 강행됐다. 산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동남권 지역을 국가 성장의 양대축으로 육성하고 국가균형발전의 국가적 아젠다 실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갈등의 핵으로 작용하고 있는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핵심 취지는 국가균형발전이다. 공약 현실화를 위해 여당에서 발의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대표발의)의 제안이유에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갖추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방 소멸을 방지하고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 노조는 이전 강행 시 국책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이 훼손돼 오히려 국민 경제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과 기업금융 등 중요 업무와 관련된 주요 이해당사자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교류가 어려워진다는 점과 인력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핵심 우려 사항이다.
     
    산은 부산 이전은 법 개정이 이뤄져야 가능하지만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행 한국산업은행법 제 4조는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를 '부산광역시에 둔다'로 바꾸는 게 여당에서 나온 개정안인데,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지난 22일 소위에서 진행된 관련 논의도 공전을 거듭했다. 산은 본점이 부산으로 옮겨졌을 때의 실익이 현재보다 큰 것인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명확한 설명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산은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이사회 등 결정 주체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조윤승 노조위원장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며 "이사 개개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혀 파열음 확산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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