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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日 '연합군' 가세…첨단 반도체 경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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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인텔 이어 日 '연합군' 가세…첨단 반도체 경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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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과 라피더스의 도전이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공정 선점과 양산 안정화가 필수적인 첨단 파운드리 사업에서 두 기업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텔은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캠퍼스에 두 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인텔 제공인텔은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캠퍼스에 두 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인텔 제공
    미국 인텔에 이어 일본 8개 기업이 '연합군'을 꾸려 첨단 반도체 생산에 도전한다. 대만 TSMC를 한국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미국과 일본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반도체 패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랜디르 타쿠르(Randhir Thakur)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가 되는 것이며 파운드리 사업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해 1월 엔지니어 출신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한 이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파운드리 자회사를 설립했다. 종합반도체회사(IDM)로서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제조를 아우르며 새로이 도약한다는 'IDM 2.0' 비전이다.

    타쿠르 사장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출시 이후 파운드리 고객사들과 교류하면서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보다 탄력적이고 지리적으로 균형 잡힌 반도체 공급망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시장 점유율 53.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6.5%의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인텔의 파운드리 세계 2위 도전은 삼성전자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키옥시아 제공키옥시아 제공
    최근에는 일본도 가세했다. 도요타·키옥시아·소니·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 UFJ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8개 기업은 반도체 왕국 재건을 선언했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이들 기업은 라틴어로 '빠르다'는 뜻의 새로운 법인 '라피더스(Rapidus)'를 출범시켰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인텔을 D램 시장에서 철수시키며 세계 10대 반도체 회사 중 6개를 차지했다. 결국 미국과 분쟁이 벌어졌고 3차례에 걸친 반도체 협정으로 차츰 붕괴됐다. 현재 남은 유력 제조기업은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키옥시아가 사실상 유일하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회로 선폭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미만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진입한 삼성전자와 조만간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TSMC가 2025년까지 도입할 계획인 업계 최선단 공정이다.

    인텔 제공인텔 제공
    인텔의 개발 목표는 더 공격적이다. 인텔은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6조5천억원)를 들여 반도체 제조공장 2곳을 추가한다고 발표하면서 경쟁사인 TSMC·삼성전자보다 빠른 2025년에 1.8나노급인 '인텔 18A'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이 설계하고 유럽·일본이 소재·부품·장비를 대면 한국·대만이 생산하는 공급망으로 재편됐다. 하지만 글로벌 분업화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언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위기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반도체 지원책을 마련했고, 대표 기업인 인텔이 과감한 행보에 나섰다. 일본 정부 역시 반도체 공장을 늘리고자 TSMC에 수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일본 기업 '드림팀'도 첨단 반도체 전쟁에 가세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과 라피더스의 도전이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공정 선점과 양산 안정화가 필수적인 첨단 파운드리 사업에서 두 기업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령 인텔의 경우 10나노 미만 공정 개발에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고, 2020년 3월 공정 전환에 실패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신 7나노 공정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인텔이 PC용 CPU(중앙처리장치)에 7나노 공정을 도입한 건 올해 하반기였다.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인텔 제공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인텔 제공
    현재 5나노 이하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018년 8월 당시 파운드리 업계 2위였던 글로벌파운드리가 7나노 공정 개발 중단을 선언한 이후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을 주도하는 상위 2개 업체와 나머지로 양분됐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미세 공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TSMC는 다른 파운드리와 기술력 면에서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며 "파운드리 업력이 사실상 전무한 후발주자들이 공정 기술력과 안정된 수율을 따라잡는 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을 360억달러로 책정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당초 400억달러에서 10% 낮춘 수치다. 인텔의 경우 올해 자본지출을 27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줄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시설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시설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시설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부문 연간 시설투자는 약 47조7천억원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를 모두 합친 수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에도 한국과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탐스하드웨어는 "인텔이 파운드리에 필사적인 삼성의 생산능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삼성전자·TSMC의 고객사를 빼오는 작업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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