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신당 사옥. 쌍방울그룹 제공쌍방울그룹이 외화 수십억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쌍방울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쌍방울 본사에 수사관을 투입해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2019년 당시 쌍방울 자금 수십억 원이 달러 형태로 중국으로 넘어간 정황을 확인하고, 외국환거래법과 국외재산 도피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쌍방울 임직원들이 중국 선양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관계자들에게 달러만 전달하고 곧장 귀국하는 방식으로 외화를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밀반출 의혹에 동원된 인원은 60여 명이며, 2019년 1월과 11월에 특히 몰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자금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까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대북지원 사업 등 쌍방울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던 중 중국으로 자금이 넘어간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4일 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쌍방울 전 간부 A씨의 자택, 쌍방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 사무실과 안모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밖에도 검찰은 쌍방울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 기소)와 쌍방울의 '대북 커넥션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로 근무(2017년~2018년)하던 당시 사용하던 법인카드를 경기도 평화부지사, 킨텍스 대표이사를 차례로 역임한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계속 사용하고, 허위급여와 법인차량(3대)을 제공받는 등 3억 2천만원의 정치자금(뇌물 2억 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공직자 신분으로 민간기업의 대북사업에 관여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재임 중이던 당시 경기도는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대북교류행사를 공동 주최했는데 쌍방울은 당시 경기도의 모자란 예산 수억원을 이른바 '우회 지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제1차 행사를 앞두고 2차례 방북해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행사 참여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