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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로 걸려온 의문의 전화…경찰에 "불법 성매매 신고"



경인

    '035'로 걸려온 의문의 전화…경찰에 "불법 성매매 신고"

    최근 경찰에 "성매매업소 있다" 112신고 폭주
    '035'로 시작되는 발신번호…유심칩 제거→긴급전화
    업주에게는 "돈 내라" 협박…안 주면 실제 경찰신고
    경찰, 악의적 허위신고로 판단…"035·익명신고 접수 말라"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달 24일 경기남부경찰청 112상황실로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035'로 시작되는 번호였다. 신고자 A씨는 "OO지역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한다"고 했다. 익명을 보호받고 싶다는 이유로 자신의 연락처는 알려줄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찰은 관할 지구대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도착한 현장에 성매매 흔적은 없었다.

    몇 분 뒤 A씨로부터 동일한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경기도 고양과 성남, 안산 등 경기도 곳곳의 마사지 업소 상호명을 언급하며 신고했다.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신고한 건수는 50건이었다.

    하지만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대부분 허탕을 쳤다. A씨가 불법 성매매 중이라고 신고한 업소 중 일부는 이미 다른 매장으로 바뀐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풍속업소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신고가 빗발치면서 경찰이 대응 조치에 나섰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방식의 허위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A씨와 같은 신원불상의 남성들은 마사지 업소 업주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계좌번호를 줄 테니 돈을 입금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지 않으면 경찰에 불법 성매매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의 협박을 무시한 업소로는 실제 1시간 내로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부 업주들은 실제 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의 '협박 전화'를 받은 업주들 중 상당수는 성매매와는 무관한 합법 업소라고 한다.

    '035'로 시작되는 발신번호는 유심칩을 제거한 휴대전화로 긴급전화를 걸 때 나타난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업주들에게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유심칩을 제거한 휴대전화로 신고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악의적인 신고 때문에 경찰력이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다고 보고 '035로 걸려오는 성매매 신고'는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 신원이 확인되는 신고자나, 경찰관과 대면하는 신고자의 경우에는 기존 절차대로 현장에 출동한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신고는 늘 접수되지만, 이번처럼 유심칩을 제거하고 하는 신고는 업소에 대한 공갈과 협박이 목적"이라며 "협박을 받는 업주가 있다면 신고자에게 돈을 주지 말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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