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국민들이 마시는 물에 대한 관리가 전반적으로 소홀했던 사실이 파악됐다. 페트병에 담긴 먹는 샘물은 야외에서 직사광선에 노출된 채 유통돼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수질검사 기관은 법령을 위반해 1만 7천여 건의 성적서를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인천 서구에서 빨간 수돗물이 나오거나 깔따구 유충이 나오고, 지난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생수 업체 절반 이상이 수질기준 부적합으로 행정처분을 받는 등 '물'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자 실시한 감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원 제공여기에 따르면 유역환경청은 매년 수질검사 기관의 업무 수행 적정성을 지도·점검해, 수질검사 기관이 먹는 물 관리법령 등을 지키는지 제대로 점검해야 하는데도 이에 소홀했던 것이 드러났다.
실제로 40개 민간 검사기관 중 5개 기관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료를 채취하도록 하는 등 법령을 위반하여 검사를 한 뒤 1만 7211건의 성적서를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검사기준을 위반한 검사자에 대한 제재, 운반시간 등 시료채취기록부 보완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또, 흔히 사 마시는 페트병 생수가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안전기준이나 유통과정 관리가 허술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 현장점검 결과 서울시내 소매점 272곳 가운데 37.1%에 해당하는 101개 점포에서 먹는 샘물 페트병을 야외에서 직사광선에 노출시킨 채 보관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 양을 측정하기 위해 유통되는 제품을 표본 수거해, 여름철 오후 2~3시의 자외선 강도와 섭씨 50도의 온도 조건에서 15일과 30일간 노출시키는 '가속 노화시험'을 실시해 해외 선진국과 비교했다. 그 결과 3개 제품에서 안티몬이 리터당 0.0031~0.0043밀리그램 검출돼 호주 기준인 0.003밀리그램을 초과했다. 포름알데히드도 리터당 0.12~0.31밀리그램 검출돼 일본 기준인 0.08밀리그램을 초과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은 대형건축물 소유자나 관리자가 저수조나 급수관처럼 급수설비에 대한 위생조치를 하는 것을 지도·점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5개 지자체의 점검 결과 관리 대상 저수조 3276개 가운데 17.6%에 해당하는 575개가 누락돼, 위생조치 이행 여부 자체를 점검하지 못하고 있었다. 575개 가운데 다시 37개를 확인한 결과 34개는 수질검사 자체를 하지 않고 있었고 15개는 수질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감사원 제공감사원은 한강·금강유역환경청장에게 준수사항을 위반한 검사기관에 대해 행정처분 등 적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고, 환경부 장관에게 기술인력에 대한 제재방안을 마련하며, 시료채취기록부 기재사항 등을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또 페트병에 담긴 먹는 샘물에 대해선 환경부 장관에게 유해물질 안전성 기준을 마련하고 직사광선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로 유통되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 장관에게 저수조의 관리자나 소유자에게 저수조 설치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수도법 등을 개정하도록 통보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는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여 위생조치 대상이 되는 저수조를 건축물대장에 등재할 수 있도록 통보하며,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 등 5개 기관에는 관리에서 누락된 대형건축물 저수조에 대해 위생조치 실시 여부를 지도·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