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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람 특검 "軍개선 위해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전익수 등 재판행[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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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이예람 특검 "軍개선 위해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전익수 등 재판행[영상]

    핵심요약

    성폭력 피해 끝에 목숨 끊은 故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끝에 1명 구속…7명 불구속 기소
    위력으로 수사 방해한 전익수 준장도 기소
    軍 관계자들의 수사 지연, 2차 가해도 나와
    특검 "상관들 이 중사보다 가해자만 걱정"
    "부디 군 문화 바뀌길…이 중사의 안식 기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안미영 특별검사·사법연수원 25기)이 공군본부 법무실장 전익수 준장을 포함해 공군 20전투비행단 전 대대장 등 8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군 관계자들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만 걱정하는 등 2차 가해로 인해 이예람 중사가 사망했고, 성폭력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군대 문화 개선을 위해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2차 가해로 이예람 중사 사망… 모두 가해자 걱정 뿐"

    특검팀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총 164명을 조사한 결과 1명을 구속 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앞서 공군 20비행단 소속이었던 이예람 중사(사망당시 23세)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 A(25)씨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속적인 2차 가해 끝에 같은 해 5월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로도 공군 본부와 국방부의 '제 식구 감싸기'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특검이 출범했다.

    특검 수사 결과 △ 이예람 중사 사망 이전 소속 부대 내 상급자와 수사 관계자의 범죄행위 △ 이예람 중사 사망 이후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 무마와 2차 가해 범죄 △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의 증거 위조 범행이 드러났다.

    이 중사가 복무했던 20전투비행단의 직속 상관들은 이 중사가 성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위 보고·2차 가해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특검은 밝혔다.

    특검팀은 20전투비행단 대대장 B(44)씨에 대해서 "B대대장은 이 중사와 성추행 가해자가 분리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공군 본부에게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고 허위 사실을 보고했다"라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회유와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을 알고도 징계 의결을 요구하지 않는 등 정당한 이유 없이 지휘관의 직무를 유기했다"라고 밝혔다.

    이 중사의 또다른 직속 상관이 중대장 C(29)씨도 재판에 넘겨졌다. 안미영 특검은 "(중대장 C씨는) 피해자가 새로 전입한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별것도 아닌 걸로 고소를 남발하니 조심하라'라고 말하는 등 허위 사실을 말해 명예훼손으로 기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중사의 성범죄 피해 사건을 수사한 군검사의 부실 수사도 드러났다. 특검은 "군검사 D씨는 사건을 송치 받은 뒤 피해자의 심리적 외상과 2차 가해 정황, 자살 징후를 인지하고도 가해자 신병 처리에 관한 군사 지침을 어겼다"라며 "개인 휴가 등을 이유로 조사 일정을 무단 지연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 사생활 누설하거나 사망 후 책임 회피를 위해 허위 보고를 했다"라고 밝혔다. 특검은 군검사에게 직무유기, 군형법상 허위보고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고 이예람 중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은 '초동수사 부실'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을 또 다시 소환했다. 류영주 기자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고 이예람 중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은 '초동수사 부실'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을 또 다시 소환했다. 류영주 기자
    특검은 이번 사건의 주요 핵심 인물이었던 공군 법무실장 전익수 준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전 준장이 다른 수사 과정에서 후배 군검사에게 위력을 행사해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검은 "전 준장은 국방부 검찰단이 재판 정보를 유출한 E군무원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본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군검사를 상대로 '영장이 잘 못 됐다. 근거를 대라'라고 말하며 위계로 수사를 무마하려는 것을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애초 전 준장에게 제기됐던 '초동 수사 부실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전 준장이 이 중사에게 범죄를 저지른 A씨에 대해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는 등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이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녹취는 군에서 징계를 받고 전역한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가 앙심을 품고서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변호사는 가짜 증거로 전 준장에 대한 허위 제보를 해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을 공론화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예람 유족 "아쉽지만 참담한 과정 규명"…특검 "공소유지 최선"


    이날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례람 중사의 유족 측은 "아쉽지만 성과가 있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족 측은 "폐쇄적인 군이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 전반을 규명하는 성과였다"라며 "군 사법체계의 카르텔과 내부 위법 행위가 확인됐고, 전익수 준장도 기소되고 이예람 중사에 대한 2차 피해도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중사가 사망한 앞뒤로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계속된 이유는 끝내 규명되지 못하고, 그 윗선을 법정에 세우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검은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미영 특검은 "군이 상부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등을) 한 것은 아니어도 이 사건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군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안 특검은 "모든 것이 이예람 중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군의 폐쇄된 조직 문화에서 직업 군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충분한 상황이었다"라며 "사병은 군을 떠나면 다른 사회로 가지만, 직업 군인의 경우는 어디 갈 곳이 없다. 이 중사도 그런 상황에서 극단적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부디 이번 특검 수사를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 몬 군 문화가 바뀌길 바란다"라며 "이 중사의 명복을 빌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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