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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 '추석'…서울역 귀성객, 공항 여행객 '북적'



사회 일반

    [르포]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 '추석'…서울역 귀성객, 공항 여행객 '북적'

    추석 연휴 하루 앞둔 서울역 귀성객 북적
    "4년 만에 성묘, 사촌 형제 만날 생각에 설레"
    기차표 없어 입석으로 가기도
    첫 세계여행 떠나는 대학생
    "명절 잔소리 피해 출국하니 기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노부부가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는 부산 시댁에 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노부부가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는 부산 시댁에 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성묘도 하고 사촌 형제들도 만나러 고향에 가니 설렌다."
    "코로나가 줄어들고 있으니까 해외여행도 더 자유롭게 다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역은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이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시민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역은 오후 2시쯤부터 빈 의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고향을 찾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고향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손에는 추석 선물이 들려있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귀성길에 오른 가족들도 다수 보였다.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처음 맞는 명절인만큼 오랜만에 가족들을 볼 수 있어 기쁘다는 반응이었다.

    청주행 기차를 기다리던 김운경(65)씨는 "4년 만에 성묘도 하고 사촌 형제들을 만나러 고향에 가니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을 떠나 객지에 나와 살았는데, (코로나19 와중에도) 이렇게 무탈하게 잘 지내고 다시 만나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일산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영남(55)씨는 "2년 만에 대구에 간다. 형제들도 보고 가족과 친지들도 보니까 좋다"며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내려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너무 오랫동안 못 갔기 때문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원 귀성길에 오른 대학생 정가은(24)씨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려 보다 편안하게 고향을 방문하는 심정을 밝혔다. 정씨는 "(거리두기가 없으니) 확실히 사람도 많아졌고 나도 이렇게 고향에 내려갈 수 있어서 좋다"며 "코로나19가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스스로 잘 지켜서 다녀오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고향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진 만큼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도 나왔다. 서울역 전광판에는 KTX 매진이라는 글자가 깜빡이기도 했다.

    대전행 기차를 기다리는 대학생 김연경(19)씨는 "기차 예매 기간이 정해져 있는 줄 모르고 예매를 못 했다가 지금 입석으로 타게 돼 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수해를 입은 지역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걱정도 내보였다. 휴가를 나온 군인 송모(22)씨는 "이전 휴가 이후 약 3개월 만에 부모님이 있는 부산으로 간다"며 "바닷가 쪽에는 수해가 엄청 심해서 군인들 대민 지원도 많이 나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주부 주예슬(36)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예전보다는 선물을 좀 줄여서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전으로 향하는 주부 안재순(68)씨도 "물가가 오른 것이 느껴진다. 채소 값이 너무 비싸서 사려고 하면 망설여질 정도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추석 연휴를 맞이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양손에 캐리어를 들고 카트에 짐을 실은 채 바쁘게 걸어 다녔다. 어린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려고 공항을 찾은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추석 연휴 하루 전인 8일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고속도로 조남JC인근이 귀성길 차량으로 정체되고 있다. (헬기 취재협조:경기북부경찰청 항공대 이석주 경감, 장도형 경위) 류영주 기자추석 연휴 하루 전인 8일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고속도로 조남JC인근이 귀성길 차량으로 정체되고 있다. (헬기 취재협조:경기북부경찰청 항공대 이석주 경감, 장도형 경위) 류영주 기자
    최근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가 없어지면서 해외여행이 쉬워지기도 했다. 지난 3일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비행기와 선박을 이용할 때 예방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내·외국인은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만난 변다인(26)씨는 "백신 관련 규제가 완화돼서 스페인에 간다"며 "3년 만에 가는 여행이라 떨린다. 공항에 너무 오랜만에 와서 해외에 간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차예권(13)군은 "아빠와 함께 성지 순례하러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공항으로 간다"며 "거리두기로 좀 불편하고 가고 싶은 곳도 못갔는데 이제 좀 풀려서 여행도 가고 그러니 좋다"며 웃었다.

    대학교 휴학을 하고 처음으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시민도 있었다. 대학생 조윤식(22)씨는 "첫 목적지는 터키 이스탄불이고 육로를 통해서 노르웨이까지 올라갈 계획"이라며 "명절 때 집에서 잔소리 들을 생각에 기분이 안 좋았는데 출국을 하니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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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번 추석 연휴는 이동객이 많은 만큼 고속도로 귀성길 정체도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요금소에서 전국 주요 도시까지 승용차를 이용한 귀성 예상 소요 시간은 부산 6시간 20분, 울산 6시간, 대구 5시간 20분, 목포 6시간 40분, 광주 5시간 50분, 대전 4시간 10분, 강릉 2시간 50분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기간 하루 평균 542만 대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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