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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역습,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경기둔화 '빨간불'

금융/증시

    파월의 역습,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경기둔화 '빨간불'

    핵심요약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코스피는 '블랙 먼데이'
    외환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
    파월 잭슨홀 발언 여진 계속될 듯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고물가 자극 악순환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발(發) 긴축 공세가 한국 경제로까지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29일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환율과 물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경우 우리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환당국까지 나섰지만 환율 급등세 못 막아


    29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여만에 심리적 마지선인 1350원대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지수는 2% 이상 급락하며 2400대 초반까지 내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급등한 달러당 1350.4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상승폭 19.1원 역시 지난 2020년 3월 23일(20원 상승) 이후 가장 크다.

    이날 오전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며 환율 미세조정에 나섰지만 별무소득이었다.

    국내 증시 역시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2415.53) 이후 낮은 수준이며, 이날 낙폭 역시 올해 6월 22일(-2.74%)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파월 의장 발언 직격탄…환율상승은 물가상승으로 전이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인 가장 큰 이유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강력한 추가 긴축 의지를 전세계 시장에 던졌기 때문이다.

    당시 파월 의장은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 "단 한 번의 월간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역사는 (통화)정책을 조기 완화하면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등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쉴새 없이 내놨다.

    지난달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는데, 9월 정례회의에서도 또 한차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커진 셈이다.

    미국이 또한번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경우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국제 금융자본이 일부 이탈하게 되고, 이는 환율상승을 다시 부추키는 악재로 작용한다.

    통화·재정당국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나 유동성, 신용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수차례 반복했지만, 시장은 환율 급등에 따른 대외 변동성 확대와 고물가 고착화, 시중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강(强) 달러에 기인한 원화 가치 평가절하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결국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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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이다.

    미국의 공격적 긴축으로 촉발된 환율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 정부나 통화당국이 예상하는 올해 10월 전후 물가 정점론도 더 늦춰질 수 있다.

    과거에는 고환율이 수출 주도형 국가인 우리 경제에 일정 정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화가치 하락은 전반적인 수입물가를 높여 수출 증가 효과도 반감시킨다.

    한미금리차 역전에도 뾰족한 묘수 없어


    한미 금리역전차 확대도 부담이다.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현재는 미국(연 2.25~2.50%)의 정책금리 상단과 같은 상태다.

    하지만 미 연준이 9월에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3.00~3.25%)의 정책금리 상단이 우리나라보다 0.75%포인트나 높아진다.

    기축통화인 달러 강세가 계속 이어지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큰 이윤 쫒아 일부 이탈할 수 있다.

    지난 26일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0.3% 상승하며 다른 나라 통화 대비 강세 현상을 재차 확인했다.

    문제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우리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이 시장상황 모니터링을 제외하고 대응할 수단이 뾰족히 없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실제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은 금통위가 올해 세 차례 남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한미 금리차 확대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릴 경우, 국내 소비와 기업 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또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채권이 확대되면 이는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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