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육원을 나온 자립 준비 청년들이 광주에서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립 준비 청년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2022년부터 자립준비청년 등을 대상으로 무료 심리상담 제도인 마음 건강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1차 신청을 받았지만 바우처 사업에 지원한 광주지역 자립준비청년은 단 1명에 불과하다. 광주에서 올해에만 자립준비청년 230여 명이 사회로 나선 가운데 제대로 된 심리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우진 자립준비청년협회 대표. 자립준비청년협회 제공자립준비청년협회 주우진 회장은 "여러 지원 제도 중 마음건강 바우처 사업 이용률이 굉장히 낮은데 무엇보다 상담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특히 낙인효과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찾아오길 기다려서는 안 되며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자립준비청년들이 금전적인 어려움만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이라며 "금전적 지원과 함께 자립준비청년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협회는 지난해 4월 설립돼 이후 자립준비청년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이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가족의 역할을 대신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심리적인 부분이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홀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나쁜 일에 휘말리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가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가 나서 정책적으로 사회적 가족 제도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보육원에서 퇴소했을 때 자립준비청년들과 매칭이 이뤄지게 해 소속감과 함께 격려 등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브라더스키퍼는 자립 준비 청년들의 정서적인 자립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경제적 지원에 더해 실제 자립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해당 프로그램 수강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민재웅 용진원 대표. 용진원 제공사회복지시설 용진원 민재웅 원장은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적응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자립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자격증 등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며 "자립준비청년들이 애초에 그릇된 곳으로 시선을 두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 고아권익연대 제공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도 "퇴소한 아이들이 정착금을 잘 쓰기 위해서는 경제 교육도 중요하다"며 "나중에 더 큰돈이 생길 때를 대비해 경제관념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들이 미리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주거 지원의 경우 자립준비청년들의 선호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지원되는 주택의 질도 높여야 한다.
이용교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광주대 제공
광주대 이용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퇴소를 하면 주거비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정부에서는 전세 임대 방식으로 주거를 해결해주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원되는 집들이 오래된 집들이 많아서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가급적이면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원해 해당 주택에서 머무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청년재단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립준비청년 관련 제도를 점검하는 등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주소와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8일과 24일 광주에서는 보육원을 나와 자립을 준비하던 20살 청년 2명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