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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영원구' 돌아왔다…"조선의 공 모양 휴대용 해시계"



문화재/정책

    '일영원구' 돌아왔다…"조선의 공 모양 휴대용 해시계"

    핵심요약

    8월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 여정' 특별전서 공개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형(球形)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日影圓球)가 공개됐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경매에서 조선 후기에 제작된 휴대 가능한 공 모양 해시계 '일영원구'를 낙찰받아 국내에 들여왔다고 18일 밝혔다.

    '일영원구'(높이 23.8㎝·지름 11.2㎝)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적 없는 희귀 유물이다.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장자이던 일본 주둔 미군장교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유물을 입수한 개인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전통 과학기술의 계승·발전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 △명문(銘文)과 낙관(落款)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과학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는 반구(半球) 형태다. 영침(影針·해그림자를 만들기 위한 뾰족한 막대)이 고정돼 있어 한 지역에서만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다. 반면 '일영원구'는 두 개의 구가 맞물린 원구(圓球) 형태라서 각종 장치를 조정하면서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 측정이 가능했다.

    다림줄이 설치되었던 부분. 문화재청 제공 다림줄이 설치되었던 부분. 문화재청 제공 위도조절정치. 문화재청 제공 위도조절정치. 문화재청 제공 '일영원구'는 △다림줄로 수평을 맞추고 △나침반으로 방위를 측정해 북쪽을 향하게 한 후 △위도조절장치를 통해 위도를 조정해 △횡량에 비추는 태양의 그림자가 홈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측정했다.

    한 쪽 반구에는 12지(十二支)의 명문과 96칸의 세로선으로 시각을 표시했다. 이는 하루를 12시 96각(刻·15분)으로 표기한 조선 후기 시각법을 따른 것이다. 정오(正午) 표시 아래에는 둥근 구멍(시보창·時報窓)이 있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쪽의 반구를 움직이면 이 창에 12지의 시간 표시(시패·時牌)가 나타나 시간을 확인했다.

    시보창(時報窓)과 시보창에 표시된 12지의 시간 표시(시패(時牌)). 문화재청 제공 시보창(時報窓)과 시보창에 표시된 12지의 시간 표시(시패(時牌)).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된 자격루와 혼천시계에서도 12지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보(時報) 장치를 둔 사실로 미뤄봤을 때, 조선의 과학기술을 계승하는 한편, 외국과의 교류가 증가하던 상황 속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 고안된 유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단 반구의 명문('大朝鮮開國四百九十九年庚寅七月上澣新製' 및 '尙稷鉉印') 문화재청 제공 하단 반구의 명문('大朝鮮開國四百九十九年庚寅七月上澣新製' 및 '尙稷鉉印') 문화재청 제공 '일영원구'는 1890년 7월 상직현이라는 인물이 제작했다. 한 쪽 반구에 '대조선 개국 499년 경인년 7월 상순에 새로 제작하였다(大朝鮮開國四百九十九年庚寅七月上澣新製)'는 명문과 함께 '상직현 인(尙稷鉉印)'이 새겨져 있다. 상직현은 고종대 무관으로, 총어영(摠禦營) 별장(別將·영과 청에 소속된 군관)과 별군직(別軍職·국왕의 신변 보호 담당)으로 활동했다.

    '일영원구'는 오는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 전시에서 국민에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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