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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상상황, 비대위 필요"까지만 '간신히' 결론…각론마다 이견



국회/정당

    與 "비상상황, 비대위 필요"까지만 '간신히' 결론…각론마다 이견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전국위원회 개최 등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조건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은 물론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 여부, 비대위의 성격과 기간 등 각론에서는 구성원 간 이견이 여전하다. 집권여당이 '윤심'만 바라보며 최소한의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결과와 관련해 "의원 한 분을 제외하고는 현재 당이 비상상황에 처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하면서 지도부 개편을 두고 벌어진 당의 내홍이 '비대위체제 전환'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취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의총에서는 '비상상황'을 인정하고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정당성만 마련했을 뿐, 실제 비대위 출범엔 여러 난관이 남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착석해 있다. 박종민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착석해 있다. 박종민 기자
    일단 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당헌‧당규의 해석은 상임전국위원회, 비대위 의결은 전국위원회의 몫인데,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비대위로 전환하기 위한 합당한 명분과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의장 스스로 전국위를 열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최고위원회 의결이 있거나 상임전국위원 4분의 1의 요청이 있으면 안 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의 성격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당내 한 친윤계 의원은 "비대위 체제 전환은 이미 대세고, 그 방식은 새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안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완전 봉쇄하는 취지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고, 그에 앞선 비대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조기 전대를 열지 않으면, 이 대표가 징계 기간이 끝나 당 대표에 다시 도전해 당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본인이 원하면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 대표가 돌아오지 못하는 비대위라면 반대(조해진 의원)"라면서 이 대표의 잔여임기까지만 기능하는 비대위를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도읍 의원 역시 "윤리위 징계 이후 지금까지 이 대표를 물러나게 해야 하는 사정변경이 있었냐. 사정변경은 다른 데서 있었다"며 "국민이 실망하는 지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당장 이준석 대표가 의총 결론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등 반발했다.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의 사퇴서가 당 사무처에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최고위 의결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취지를 전하며 "(당 대표를 지낸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당의 논리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권 대행의 원내대표직 유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이견의 불씨가 남았다. 권 대행은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란 입장에 "정치적 선언의 의미일 뿐"이란 설명이 덧붙여졌고, 이날 의총에서도 권 대행의 거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당내 한 중진의원은 "권 대행 역시 원내대표직을 비롯한 모든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며 "그간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고, 이번 비대위 체제 전환의 결정적인 계기도 대통령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된 것이 아니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개적으로 권 대행에게 모든 직함을 내려놓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비대위 출범까지 험난한 과제가 산적한 것도 문제지만,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으로 시작해 최고위 구성원의 연이은 사퇴 의사 표명과 이날 비대위 체제 전환이라는 결론까지, 국민의힘이 '윤심'에 따라 움직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더 크고 근본적인 문제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세력이 힘으로 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다 느끼고 보고 있지 않나. 지금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내 한 의원 역시 "당내 민주주의보다는 윤심에 따른 절차로 보인다"며 "정당의 일원으로서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총 결론 뒤에도 사퇴론에 재차 선을 그은 김용태 최고위원의 경우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다들 대의명분에 의해서 움직여야지 왜 그저 권력을 좇으려고 대통령실 의중을 찾느라 바쁜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임명을 비롯해 비대위가 '윤핵관'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의 조건으로 "대통령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대통령과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제시하며 "당이 대통령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고 대통령실에서 잘못하는 게 있을 때 견제를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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