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의정부 고등학교 SNS 캡처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신드롬이 거세지자 자폐인 희화화 문제가 대두 됐다.
지난 18일 한 틱톡 채널은 '이상한 와이프(아내) ○○○'이라는 제목과 함께 남편에게 밥을 차려주는 아내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여성은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인 우영우(박은빈 분)의 말투와 표정, 행동, 드라마 대사 등을 따라했다.
이에 장애를 조롱·희화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고, 영상 게시자는 "드라마도 패러디도 다 불편하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긍정적으로 봤고, 그러지 않은 분들도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올린 영상도 우영우 캐릭터와 제 아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아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하고자 했다. 장애에 대한 비웃음이나 비하의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유튜버 역시 '우영우병'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우영우를 따라하는 친구의 모습을 재연해 논란을 빚었다.
마찬가지로 비판이 불거지자 이 유튜버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지도 않았고 비하하지도 않았고 모든 자폐를 가지신 분들이 이런 행동을 한다고 유머로 소비한 것도 아니"라며 "그냥 '우영우'에 나오는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귀엽고 매력적이라 주변에 따라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고 만든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20일 공개된 의정부 고등학교(이하 의정부고) 졸업사진에는 '우영우' 코스프레가 등장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은 올 한 해 화제가 된 인물이나 캐릭터를 패러디 한 졸업사진 콘셉트로 뜨거운 관심을 받아 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해당 졸업생은 자폐인인 우영우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묘사하고 있다. 우영우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자폐인 캐릭터 김정훈(문상훈 분)을 코스프레 한 졸업생도 있었다.
이를 두고 아무리 화제의 인물이나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콘셉트라도 자폐인을 다루는 드라마를 지나치게 가볍게 접근해 소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콘텐츠로 인해 자폐인과 자폐인 가족들이 받을 상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실제 자폐인 아들을 둔 부모 A씨는 CBS노컷뉴스에 "'우영우' 인기가 많아지면서 설마 하면서 걱정을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우영우를 따라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장난을 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힘들고 괴롭다"며 "정말 마음 아프게 살아가는 자폐인들, 그 가족들이 있는데 이를 재미 삼아 흉내 내는 행위는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그러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짧은 말초적 자극에 익숙한 콘텐츠 소비 행태가 결국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슈마저도 변질 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성공회대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직접 자문을 받고 깊은 고민을 거쳐 배우가 장애 연기를 하는 것과 SNS에 희화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영우'를 통해 일어나고 있는 인식 변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짚었다.
이어 "순간적 즐거움과 자극적 소재에 익숙한 영상 소비 패턴에 따라 깊이 봐야 할 사회적 문제마저도 희화화 하는 것"이라며 "그런 소비 문화가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접근이나 직접 자폐인의 삶을 겪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을 하기 어렵다. 재미와 인기 요소로만 판단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