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여섯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11개월 사이 1.75%포인트나 올랐다. 잇따른 회의에서 3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금리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이달 초 기준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변동금리형 상품의 경우 연 6%대에 육박했고, 혼합형(고정형)은 6%대 초반 수준이다.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한 변동형 대출을 택한 이들은 기준금리 인상폭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 7천억 원에 달한다. 같은 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형 대출은 77%나 된다.
해당 통계를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고, 대출금리도 그에 맞춰 동일하게 오른다고 가정하면 한 번 인상 때마다 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3조 3739억 원(1752조 7천억 원×77%×0.25%)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 오른 데 이어 이번에 0.5%포인트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최근 11개월 동안 늘어난 이자부담은 23조6173억 원(3조 3739억 원×7) 가량으로 계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한은도 작년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에 맞춰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3조 3천억 원 가량 불어난다고 추산했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306만 8천 원에서 323만 1천 원으로 16만 3천 원 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해 보면 그간의 1.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114만 1천 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리해서 빚을 끌어다 쓴 이들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점점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상 올해 1분기 기준, 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부채 보유 차주 가운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비중은 전년말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6.3%로 나타났다.
다행히 아직까진 가계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낮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17%, 제2금융권은 1.26%로 전년말 대비 각각 0.01%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한은은 보고서에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 등의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분석 결과 향후 자산시장 조정 정도에 따라 가계부문 소비가 제약되고 가계대출의 부실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