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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미국의 힘' 항공모함…'탑건: 매버릭' 그 현장을 가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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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르포]'미국의 힘' 항공모함…'탑건: 매버릭' 그 현장을 가다[영상]

    환태평양훈련(RIMPAC), 뜨거운 현장을 가다

    미 해군, 한국 취재진에게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공개
    영화 '탑건: 매버릭' 화면 장식한 바로 그 항공모함
    미 항모 최초 여군 함장 "이번 림팩은 코로나 이후 의미 더 특별"
    "항해 땐 해상우위 위해 함재기 날리고, 잠수함 상대하는 타격훈련"
    한국 해군 항모 이야기 묻자 "목표가 무엇이고 어떻게 달성할진 천차만별"
    300m 넘는 비행갑판엔 함재기 70여대가 가득, 최신예 F-35C도 공개
    영화에서도 무인기 시대 온다며 구닥다리 취급받지만 "오늘은 아니다"

    하와이 호놀룰루 미군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우리 해군 마라도함과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이 함께 정박해 있다. 김형준 기자하와이 호놀룰루 미군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우리 해군 마라도함과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이 함께 정박해 있다. 김형준 기자
    6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미군 진주만-히캄 합동기지. 우리 해군 마라도함 바로 옆에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함이 정박해 있다. 지난 4월 동해에도 왔다 갔던 이 항모는 지난 1월부터 항해를 시작해, 하와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

    10만톤급 정규 항공모함답게 격납고, 비행갑판 모두 어마어마하게 컸고 특히 비행갑판에는 F/A-18 슈퍼 호넷, F-35C 라이트닝 전투기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MH-60 시 호크 해상작전헬기까지 최신예 항공전력들로 가득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의 화면을 장식한 바로 그 항모다운 모습이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이날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찾아 격납고와 비행갑판 등을 둘러보고, 함장을 직접 만나 그에게 궁금한 점도 물었다.


    항모는 현대 해전 주력…최초 여군 함장 "괌에서 남중국해까지, 전력 투사는 매일 하는 일"


    지구 곡면과 레이더 탐지범위에 대한 그래픽.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수상함에 달린 레이더는 일정 거리 이상에서 적 함대나 저공으로 날아오는 항공기를 탐지하기 어렵다. 국제해양안보센터(CIMSEC) 제공지구 곡면과 레이더 탐지범위에 대한 그래픽.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수상함에 달린 레이더는 일정 거리 이상에서 적 함대나 저공으로 날아오는 항공기를 탐지하기 어렵다. 국제해양안보센터(CIMSEC) 제공
    항공모함은 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무기체계다. 1차 세계대전에서 비행기가 큰 활약을 하면서 이를 군함에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2차 세계대전 중 미드웨이 해전 등에서 그 가치가 입증됐다.

    이후 항모는 현대 해전의 주력이 됐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수상함에 탑재된 레이더로는 일정 거리까지밖에 탐지하지 못하는 반면, 함재기가 뜨면 멀리 날아가 적 함대나 항공전력이 언제 어디로 접근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항공모함은 과거 전함(battleship)을 대체하는 국력의 상징이자 무력시위 수단이 됐다. 특히, 함재기 수십 대를 탑재하고 구축함과 잠수함까지 붙는 미 해군 항모전단을 상대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는 미 해군 최초 여군 항공모함 함장 에이미 바우언슈미트 대령. 김형준 기자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는 미 해군 최초 여군 항공모함 함장 에이미 바우언슈미트 대령. 김형준 기자
    링컨함 격납고에서 취재진과 만난 에이미 바우언슈미트 대령은 미군 역사상 최초의 여군 항공모함 함장이다. 더욱이 항공모함 함장은 보통 주력이 되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 대령이 맡는데 바우언슈미트 함장은 MH-60 시 호크 헬리콥터 조종사 출신이다. 여러 모로 특이한 경력을 가진 셈이다.

    바우언슈미트 대령은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다시 큰 규모로 진행되는 올해 림팩은 의미가 더 특별하다"며 "참가국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교류하면서 나라를 어떻게 지킬지 이야기하고 어떻게 싸울지 이야기하는 일은 아주 특별한 기회"라고 입을 뗐다.

    실제로 항공모함엔 5천여명이 탑승하는데 그 가운데 2천여명은 항모비행단(CVW) 소속이다. 바꿔 말하면 미군 측에서 참가하는 병력만 해도 수천명을 상회한다는 뜻이다. 다국적군 연합훈련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규모다.

    이어서 그는 "올해 항해 때는 해상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함재기를 날려서 힘을 투사하고, 잠수함을 상대하는 등 해상 타격 훈련을 했었다"며 "괌에서 남중국해까지 우리가 매일 하는 일들이기도 하다"며 일상 이야기를 하듯 항공모함이 지닌 군사력을 설명했다.

    항공모함이 한 번 항해하면 인근 국가들은 긴장하게 마련이다. 동맹국에게는 든든하지만, 적국이나 잠재적 적국에게는 경계대상 1호가 된다. 바우언슈미트 함장은 대수롭지 않게 "항공기 75대가 탑재돼 있는데 그 가운데 40여대가 전투기"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해군 경항공모함 계획의 반대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모든 나라들은 서로 다른 국가적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서로 다른 방법들이 있다"며 "나라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지역에서 작전을 할지에 따라 필요성은 다르다"며 신중히 답했다.


    비행갑판에 꽉 찬 함재기 70여대…F-35C도 취재진에게 공개


    에이브러햄 링컨함 비행갑판에 서 있는 함재기들. 김형준 기자에이브러햄 링컨함 비행갑판에 서 있는 함재기들. 김형준 기자
    이어서 찾은 링컨함 비행갑판. 300미터가 좀 넘는 비행갑판에 다양한 전투기들이 꽉 차 있었다. 개중에는 미 해병대 기체라는 표식을 단 F-35C 스텔스 전투기도 몇 대 보였다.

    함재기는 바다에서 운용하는지라 염분을 견뎌야 하며, 항공모함에 이착함할 때 충격이 보통이 아니기에 공군 전투기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미 공군은 F-16과 F-15가 주력이지만, 미 해군은 영화 '탑건' 1편의 주인공 F-14를 주로 운용하다 F/A-18 호넷을 거쳐 F/A-18E/F 슈퍼 호넷으로 갈아탔다. 여기에 더해 미 해병대는 슈퍼 호넷과 함께 AV-8 해리어 수직이착륙기(STOVL)를 운용했기에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모두 다른 전투기를 쓴 셈이다.

    F-35는 이런 식으로 복잡해진 미군 전투기 체계를 한 가지 베이스로 통일하자는 데서 시작했는데 A는 공군이, B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해병대에서, C는 해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한다. 우리 군 또한 F-35A를 40대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경항공모함 사업에서 도입할 전투기로도 F-35B가 유력하다.

    링컨함 비행갑판에 주기돼 있는 미 해병대 소속 F-35C 스텔스 전투기들(어두운 회색). 김형준 기자링컨함 비행갑판에 주기돼 있는 미 해병대 소속 F-35C 스텔스 전투기들(어두운 회색). 김형준 기자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지만 미 해군은 F-35C도 한국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한국이 F-35A를 아주 높은 수준의 보안 등급으로 지정해 고위 장성조차도 함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군은 세계 최강인 만큼 '자신 있어' 한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물론 항공모함은 엄청나게 큰데다 수많은 비용,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탓에 쉬운 표적 겸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영화 '탑 건: 매버릭'에서는 초반부에서 상관 케인 소장이 조종사들은 언젠가 사라질 날이 올 것이라고 쏘아붙이자 주인공 피트 미첼 대령이 "Maybe so, Sir, but not today(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라고 맞받아치는 장면이 나온다.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에식스 격납고에 있는 MQ-8 파이어스카웃 무인기. 김형준 기자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에식스 격납고에 있는 MQ-8 파이어스카웃 무인기. 김형준 기자
    바우언슈미트 함장도 영화를 언급하며 이 대사를 아예 그대로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는 함재기를 날리고 있고,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해상/공중 무인기도 있으며 이들 모두가 (림팩) 훈련에 참여한다"면서 "아마 미래에는 무인기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우리 항모 중 한 척인 USS 조지 H.W. 부시함을 통해 무인 항공기 시험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 무인수상정도 이번 훈련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무인기의 시대가 오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인기가 완전히 사라질 일은 없으며, 오히려 무인기를 유인 플랫폼과 함께 어떻게 조화롭게 운용할지 능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애시당초 만능 무기 또는 이른바 '게임체인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 해군은 현재를 철저히 대비하면서 다가올 미래도 미리 예상하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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