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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화물연대 파업…물류 대동맥 막히자 산업계 연쇄 피해



기업/산업

    길어지는 화물연대 파업…물류 대동맥 막히자 산업계 연쇄 피해

    핵심요약

    전국 주요 12개항 컨테이너 보관비율, 65.8%→72.2% 껑충
    포스코, 일부 공장 가동 중단…완성차 업계, 반도체 수급난에 부품 수급난까지
    시멘트·레미콘 업계, 셧다운 현실화…건설 업계는 '올스톱' 우려
    주류 대란 가시화 속 유통 업계 피해 확산 예의주시
    파업 이후 엿새간 집계된 피해규모만 1.6조…"피해액 더 늘어날 것"

    이동하는 화물차 향해 선전전 하는 화물연대. 연합뉴스이동하는 화물차 향해 선전전 하는 화물연대. 연합뉴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추산된 피해 규모만 1조 6천억원인데, 연관된 업종으로 피해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산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 주요 항만 컨테이너 보관 비율 껑충…제철소는 속속 가동 중단

     일주일째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 연합뉴스일주일째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 연합뉴스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대동맥이 멈추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 비율)은 오전 10시 기준 72.2%로 평시 65.8%보다 높은 상태다.
     
    산업 엔진도 속속 꺼지고 있다. 파업 여파는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을 먼저 덮치는 모양새다. 국내 대표 철강회사인 포스코는 13일부터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육송 출하 전면중단 상황지속으로 제철소 내 제품창고가 거의 포화상태"라며 "불가피하게 13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의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1선재 공장부터 4선재 공장까지 모든 선재 공장 가동을 중단되면서 타이어코드와 케이블 등의 생산이 중단됐다. 냉연공장은 가전과 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이 중단되는 물량은 선재 제품 약 7500t(톤), 냉연제품 4500t으로 총 1만2천t수준이다.
     
    현대제철 역시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4만t가량의 철강제품 출하가 막히면서 생산 중단을 통한 생산량 조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급난에 부품 수급난까지…車업계, TF꾸리고 비상대응

     연합뉴스연합뉴스
    철강재가 제때 납품되지 못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된서리를 맞았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설상가상 물류파업까지 덮친 자동차업계는 하루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매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파업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생산라인의 가동과 중단도 반복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주 평소의 50%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주 수천여대의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가
     
    파업 장기화 조짐에 자동차 업계는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기아·한국GM·쌍용차·르노코리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현대기아협력회, 한국GM협신회, 쌍용협동회, 르노코리아협신회 등 부품업계 단체들은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내에 TF를 꾸렸다.
     
    KAMA는 "최근 화물연대 파업과 물류 방해 행위로 인한 부품수급 차질과 그로 인한 완성차 생산 차질이 다시 부품 수요 감소에 따른 부품 기업의 경영 애로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며 "차 업계는 피해나 애로사항을 매일 파악해 신속 대응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TF를 구성, 가동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공장 멈추자 레미콘 공장도 셧다운…건설 업계까지 줄피해

     세워져 있는 레미콘 차량. 연합뉴스세워져 있는 레미콘 차량.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하량이 급감한 시멘트 업계 피해는 레미콘‧건설 업계로 차례로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경우 평상시 하루 약 18만t(톤)의 시멘트가 출하되는데 화물연대 파업에 따라 사실상 시멘트 공장 등이 봉쇄되면서 10% 이하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 "생산지역이 위치한 지역과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유통기지에서는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출하량 급감에 따른 피해 금액은 매일 150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이 멈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멘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공장도 셧다운이 본격화됐다.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의 17개 레미콘 공장이 시멘트 수급 중단으로 가동을 멈췄다. 삼표산업뿐만 아니라 유진기업과 아주산업 등 대표적인 레미콘 기업도 속속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골조를 세우는 건설 현장 상당수도 일촉즉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5~6월에 골조 공사가 집중되는데 이때 사용할 콘크리트의 원료인 시멘트 수급난에 처한 것이다. KISCON(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1억 이상 공사 기준)은 5만5570곳. 이들 중 상당수가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시멘트 출하가 평소의 10%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인데 지금도 심각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더 길어진다면 건설 현장이 '올스톱'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주류 업계부터 피해 확산…무역협회엔 애로사항 쇄도

     이천=황진환 기자이천=황진환 기자
    유통업계에서는 주류 업계부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현재 출고량은 60% 정도이고 OB맥주의 지난 주말 출고율은 평소 20%에 불과하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아직까지 물류 관련 피해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출입기업들의 애로사항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까지 총 160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애로사항 중 절반 이상(105건.66.6%)은 수출 관련으로 집계됐다. 수출 기업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납품 지연 40건(25.0%) △위약금 발생 35건(21.9%) △선박 선적 차질 30건(18.8%)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입 관련은 55건(34.4%)으로 기업들은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애로 25건(15.6%) △생산 중단 15건(9.4%) △물류비 증가 15건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화물연대 파업 후 엿새 동안 피해액 1.6조원…산업부 "더 늘어날 것"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산업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12일 6일간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업종 피해 규모를 조사한 결과 총 1조5868억원 상당의 생산·출하·수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 업계가 육상 운송을 통한 제품 반출이 제한되면서 6975억원 규모의 피해를 봤고, 석유화학 업계는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 대산공단 등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제품 반출이 제한되면서 5천억원 상당의 제품 출하 차질이 빚어졌다.
     
    자동차 업계는 부품 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571억원(승용차 평균 대당 판매가격 4759만원 기준) 상당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고, 시멘트 업계는 출하량 급감으로 752억원 규모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부는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이 주요 업종을 포함한 산업계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1조6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6대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등 총 31개 단체는 지난 12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화물연대는 국민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가 되지 않도록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 '3중고'에 따른 복합적인 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은 물론 자동차 및 전자 부품의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경제 전체에 미치는 막대한 파급효과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 업무개시명령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운임제란?

    • 설명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수고용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고)로 분류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최저임금'과 같은 제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2018년 도입됐지만 당시 화주와 운송사업자들의 반발로 2020년부너 2022년까지 3년간 한정적으로 시행하기로 하면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이에 화물연대는 일몰제를 폐지하고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개 품목에만 적용되는 안전운임제를 모든 화물차에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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