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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공원·경로당 재개방에 어르신 "오랜만에 반갑다 친구야"

사건/사고

    [르포]공원·경로당 재개방에 어르신 "오랜만에 반갑다 친구야"

    지하철 전전하던 어르신들 무더위 쉼터 이용할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경로당도 속속 다시 문을 여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 우려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를 만난 어르신들은 반갑다는 표정입니다. 경로당도 건강 체조·치매 예방 등 활동 프로그램 재개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우려로 실내 경로당보다 공원 등 실외 공간을 선호하는 어르신들도 보입니다.

    코로나19로 문 닫은 경로당 속속 개방
    쓸쓸했던 집에서 나와 오랜만에 보는 얼굴 '반가움'
    건강체조·웃음치료 '활동 프로그램' 재개 준비
    취식 금지·오후 1시 개방… 이용객 정상화 시간 걸릴듯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운영을 재개한 경로당. 김정록 기자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운영을 재개한 경로당. 김정록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 대원경로당은 오랜만에 방문한 어르신들로 훈훈한 기운이 돌았다. 형형색색의 꽃무늬 옷을 입은 할머니들은 녹색 담요 위에 빨간 화투패를 내려놓으며 웃음을 지었다. 화투를 치던 할머니 7명은 "그동안 집에 혼자서 있느라 답답했다"며 "이제 월요일부터 (경로당이) 문을 열어 다함께 만나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폐쇄됐던 경로당이 다시 문을 열면서 어르신들도 반가운 표정이 역력했다. 경로당도 '건강 체조' '웃음 치료' 등 어르신 활동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다만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한 만큼 실내 경로당보다 실외 공원 등으로 향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지난달 29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구로구 미리내경로당은 어르신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그동안 쓰지 못한 경로당 쌀을 활용해 어르신들 자택으로 쑥떡을 '환영 선물'로 나눠주기로 했다. 일부 어르신들은 텃밭에서 쑥을 캐오기도 했다.

    미리내경로당 박영길 회장은 "노인들이 사회적인 여가 시설이 없어서 그동안 집에만 있다가 여기 나와 얼굴을 보니 다들 좋아한다"며 "그동안 너무 답답해하고 언제 (경로당) 문을 여느냐고 물어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오후 1시에 경로당 문을 여는데 30분 전부터 앞에 의자들을 놓고 앉아 기다린다"며 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그동안 폐쇄됐던 경로당도 각 지자체의 판단에 따라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5일부터 대부분의 구에서 경로당 재개를 실시했다. 다만 경로당별로 판단에 따라 재개되지 않은 곳도 있다.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 어르신들이 모여있다. 김정록 기자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 어르신들이 모여있다. 김정록 기자
    경로당 문이 열리면서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재개될 예정이다. 경로당에서 '건강 체조' 교육을 담당하는 조모 강사는 "그동안 내가 보람 있다고 생각한 일이었던 어르신 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맡을 수 있어서 마음이 뜨겁다"며 "어르신들 건강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 소망이다"고 말했다.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도 재개되는 활동 프로그램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경로당을 찾은 70대 유모씨는 "노인들은 핸드폰 작동하기도 어려운데 그런 것들도 알려주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그랬던 것들이 재밌었다"며 "콩과 팥을 구분해서 옮기는 놀이처럼 치매 예방에 좋다는 것도 많이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도 경로당 및 공원 개방으로 평상시보다 어르신들 숫자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26일 탑골공원 후문에는 어르신 30여 명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었다. 경기 부천에서 온 이의현(80)씨는 "옆에 큰 경로당도 열었고 공원도 열어서 그런지 밖에서 장기 두는 사람들이 많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더위가 심해지기 전에 경로당과 무더위 쉼터가 열려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탑골공원 인근에서 만난 김모(74)씨는 "더우면 돈 있는 사람들은 (바둑)기원 같은 곳에서 놀 수 있었는데 (돈) 없는 사람들은 공원 그늘이나 지하철에 앉아있지 않았나"며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쉼터로 갈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를 우려해 실내 경로당을 이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이들은 인근 공원이나 강가에 모여 앉아서 담소를 나눴다.

    구로구립다사랑방 경로당 앞 놀이터도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만난 고모(73)씨는 "코로나 약해지니까 사람들이 다시 많이들 나온다"며 "오랜만에 본 사람들도 있고, 날씨가 좋으니까 답답하게 들어가지 않고 바로 앞 공원에서 떠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 취식 금지, 오후 1시 이후 개방 등 제한이 있는 만큼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정상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대원경로당 이상균 회장은 "지금 실내에서 취식이 안 되고 오후 1시부터 열다 보니까 많이들 안 온다"며 "한 5월 돼서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돼) 식사를 줄 수 있다면 많이들 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내 체조 등 어르신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임모 강사는 "여전히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만큼 활동적인 운동을 하기에는 벅찬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가 얼른 끝나야 마스크도 벗고 편하게 교육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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