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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1% 감염, 64% 3차접종에도 '집단면역' 어려운 이유



보건/의료

    국민 31% 감염, 64% 3차접종에도 '집단면역' 어려운 이유

    핵심요약

    1635만명 코로나19 감염 경험…전체 인구 약 31% 수준
    백신 2차 86%, 3차 64%에 더해 일각선 집단면역 기대도
    유행 2년 겪은 전문가들 "코로나19 앞 집단면역은 불가능"
    변이 출현에 백신 효과 떨어지고 길어진 유행에 면역 감소도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올해 1월 본격화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속 전체 국민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했다. 국내의 높은 백신 접종률에 이처럼 자연 감염 인구까지 늘어나자 대유행의 종식을 알리는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앞 집단면역은 사실상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화무쌍한 변이 발생이 주기적으로 이어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과 2년 넘게 장기화된 유행 속 갈수록 떨어지는 면역 효과가 그 이유다.

    10명 중 3명 코로나 경험…높은 백신접종률에 '집단면역' 기대까지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전날까지 2년 3개월간 누적 확진자는 모두 1635만3495명으로 전체 인구 5131만7389명(2021.12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 대비 약 31.87%다.

    사망자 약 2만 1천여명을 제외해도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감염을 겪었거나 겪는 중인 셈이다. 여기에 검사를 기피하거나 신속항원검사 도입 후 가짜 음성 판정받은 '숨은 확진자'까지 고려하면 전 국민 대비 누적 확진자 비중은 40% 수준까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감염을 통해 자연면역을 획득한 인원이 늘면서 기존 높은 수준의 백신 접종률(2차 기준 전 국민 대비 86.8%, 3차 기준 64.3%)까지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국민 대부분이 면역을 확보해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왔다.

    집단면역은 특정 집단 내 인구 상당수가 예방접종이나 감염을 통해 전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확보한 상태를 뜻한다. 바이러스가 더 이상 감염을 전파할 사람을 찾지 못해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낮아져 '감염병 유행 종식'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변이 출현과 긴 유행 속 면역 감소…전문가들 "집단면역 불가능"

    연합뉴스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2년을 목도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집단면역은 기대하기 어렵고 허상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감염과 백신을 통한 면역 확보에도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이유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유행 속 주기적으로 발생했던 '변이 바이러스'를 꼽는다.

    2년 넘게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바이러스 종류만 해도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원조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알파, 델타, 오미크론 등의 변이가 나왔고, 국지적으로 유행한 세부 변이는 더욱 많았다. 백신이 개발돼도 이에 맞춰 회피력이 높아진 변이가 이어지며 유행 차단 효과를 다른 전염병에 비해 크게 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유행했던 당초 코로나19는 지금 제작해 쓰는 백신들이 거의 90% 정도로 감염 예방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변이가 너무 심해서 감염 예방 효과가 50%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변이에 의한 바이러스 유행이 백신의 효과를 넘어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집단면역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기적인 변이 발생과 맞물려 유행의 장기화로 감염을 통해서든 백신을 통해서든  확보한 면역 효과가 이어지지 않는 점도 집단면역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분석된다. 특히 오미크론 유행 속 크게 비중이 늘어난 무증상, 경증 확진자의 경우 항체 형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오미크론이나 새 변이로 인한 재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했다고 항체가 영원히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접종 직후에는 95% 효과가 있다고 해도 5~6개월 뒤에는 35%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한다"며 "자연감염된 인원 30~40%도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 효과가 금방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무증상, 경증 환자는 감염이 되더라도 항체가 잘 안 생기고 금방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을 기대하기 어렵고 감염과 백신을 통해 확보한 면역 효과도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오미크론 변이의 재유행 또는 향후 새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방역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엄 교수는 "자연감염이 됐든 백신이 됐든 형성된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감소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새 변이가 나오면 아예 새롭게 방역을 시작해야 하는 점. 이제는 하루 확진자 15만~20만명이 나와도 과거 400~500명 나올 때처럼 만큼 경각심을 갖지 않게 된 점 등도 향후 정부가 고려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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