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젤렌스키 때늦은 참회인가 전략인가…"나토가입 불가능"



유럽/러시아

    젤렌스키 때늦은 참회인가 전략인가…"나토가입 불가능"

    핵심요약

    "나토 문 들어갈 수 없는 것 사실, 인정해야"
    "못들어 간다면 우리 보호해줄 곳과 협력해야"
    문정인 이사장 "젤렌스키 오판이 결정적 변수"
    박병환 前러 공사 "무대책으로 러시아에 맞서"
    나토 미가입, 러시아와 평화협상 전략일 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지도자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서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니다. 우리는 이해한다. 우리는 제정신(not crazy)이다. 우리는 수년 동안 (나토 가입에) 문이 열려 있다고 들어 왔지만, 들어갈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고, 인정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이를 깨닫고 자립심을 키우고 우리를 돕고 있는 파트너들에게 의지하게 돼 기쁘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희망이 백일몽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듯한 뉘앙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나토 불가입에 대한 대가를 서방지도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과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열린 문으로 들어갈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를 돕고 보호해 줄 공동체와 협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네 나라들과 같은 나라말이다. 또 확실한 보증이 필요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한 당신네 나라들은 이날 참석한 합동원정군 회원국을 말한다.
     
    영국이 주도중인 합동원정군은 2012년 설립됐으며, 덴마크,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핀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의사는 러시아 침공의 주요 빌미가 됐다.
     
    따라서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때늦은 참회로도 들린다.
     
    전날 현재 691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국민이 집을 잃은 전쟁의 비극을 맞이하게 된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인정한 발언일 수 있다.
     
    지난 3월 15일 캐나다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의회의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3월 15일 캐나다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의회의원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뒤' 영웅적 지도력을 발휘해 국민적 저항을 이끌었다는데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국정 운영자로서 전쟁을 '사전 예방'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도 6일 한겨레 칼럼을 통해 "일차적 원인은 냉혹한 독재자의 피해망상적 민족주의와 군사모험주의에 있다"며 푸틴을 지목하면서도 "여기에 지도자의 오판은 결정적 촉발변수가 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전쟁 예방이라는 위기관리에는 실패했다. 자신의 지지자에게는 나토 가입, 러시아에는 중립화 노선, 그리고 서방에는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메시지로 위기 상황을 증폭시켰는가 하면 외부에는 러시아의 침공 임박을 알리며 무기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정작 주민에게는 침공 가능성이 작으니 안심하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태를 어렵게 했다. 연루의 위험을 우려하는 미국과 나토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 또한 패착의 하나였다."
     
    박병환 전 러시아 공사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만 믿고 대책 없이 러시아에 맞서다가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다고 매스를 가했다.
     
    젤렌스키의 전시 리더십에 대해서도 "이번 전쟁이 한편의 영화라면 매우 감동적"이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그는 특히 "푸틴은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공격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젤렌스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희생만 커졌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물론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나토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 평화 협상중인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나토 미가입'을 카드로 활용중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 국가는 16일 4차 평화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근본적인 모순이 있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두 나라가 모종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