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리는 김선태 중국 대표팀 감독과 안현수 기술코치. 연합뉴스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실격을 선언한 심판진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의아하다는 반응을 숨기지는 못했다.
미국은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 2조 경기에서 헝가리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중국은 3위에 머물렀다. 결승행 티켓은 각 조 상위 2개 나라에 주어진다.
하지만 심판진은 경기 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미국과 4위를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중국의 터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두 나라에 실격을 선언했다.
이 판정에 따라 중국은 2위로 결승에 올라갔고 결국 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혼성 계주의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쇼트트랙 계주 경기에서는 경쟁 국가 선수들끼리 주자를 교대하는 과정을 방해한 경우 실격이 선언된다.
더불어 교대를 하기 위해 가는 선수를 트랙 내부에서 방해하는 것 역시 위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ROC는 전자의 규정이, 미국은 후자의 규정이 적용된 사례다.
준결승 경기를 트랙 밖에서 지켜본 미국의 마미 비니는 미국 언론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파란선을 넘어섰고 그 결과 중국의 선수 교대를 방해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판정이었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주자를 교대할 때 트랙 내부에서 방해를 했다고 지적받은 선수는 라이언 피비로토다.
그는 USA투데이를 통해 "운이 없었다"라며 "실격 판정은 나의 행동에서 비롯됐다는데 나는 내가 뭘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왜냐하면 아무 충돌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비로토는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물리적인 충돌로 상대의 선수 교대를 방해해 실격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또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자의 규정이 적용된 경우는 흔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선수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혼성 계주 결과를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중국은 논란의 장면에서 선수들끼리 정확하게 터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ROC 선수가 교대를 시도하는 중국의 두 선수 사이에 껴서 터치를 방해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ROC 선수가 경합 과정에서 중국 런즈웨이의 몸에 손을 댔고 런즈웨이는 이를 터치로 생각했는지 그대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쇼트트랙에서는 교대 과정에서 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심판진에게 터치하는 장면이 명백하게 보이지 않으면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