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약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투약 예행 연습'에서 부평구보건소 관계자가 치료제를 약국에서 수령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이달 14일부터 각 환자에게 투약할 방침이다. 연합뉴스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먹는 치료제)가 14일부터 코로나19 증상 발현 5일 이내의 중증화 위험이 높은 대상군에게 우선적으로 투약된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재택 치료자 중에서 65세 이상 등 고연령자와 면역저하자가 대상이다.
이달 중 3만 1천 명분 확보 …65세 이상·면역저하자부터 처방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화이자사(社)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초도 물량 2만 1천 명분이 오는 13일 정오 무렵 국내에 처음으로 도착한다고 밝혔다.
추가 도입될 1만 명분을 포함하면 총 3만 1천 명분이 1월 중으로 국내에 들어 오게 된다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하는 먹는 치료제는 곧바로 전국 생활치료센터와 담당 약국으로 배송돼 빠른 지역은 하루 뒤인 14일부터 환자에게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치료제는 우선적으로 중증화 위험이 높은 대상군에게 투약된다. 즉 ①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의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무증상자는 제외)이면서 ②65세 이상이거나 면역이 저하돼있고 ③재택치료 중이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자가 그 대상이다.
면역저하자에는 △자가면역질환자 △HIV 감염자 △B-세포 표적치료 또는 고형장기 이식 중인 1년 이내 환자 △스테로이드제재 등 면역억제 투약 환자 등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진 자가 해당된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 대해서는 현재 주사로 투약하는 렉키로나주(항체치료제) 등 기존치료제를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먹는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대면 진료 후 전담 의료진이 투약을 담당하게 된다.
재택 치료자의 경우 관리의료기관과의 비대면 진료 후 지자체 또는 담당약국에서 약을 전달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투약 대상인 경우 의료기관이 담당 약국에 임일, 팩스 등을 통해 처방전을 전달하면 재택치료자의 보호자 등이 약국을 방문해 약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다만 환자 측에서 직접 수령이 불가피한 경우 보건소 등 지자체나 약국을 통해 약을 배송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상황실에서 재택치료관리팀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병원,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은 의료진의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자에게 먹는 치료제를 우선 공급하고 필요 시 공급 상황에 따라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투입량을 단순 계산할 경우 하루에 1천 명 이상이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대상자 여부에 대한 선별을 해야하고 이달 말 추가 도입될 예정인 팍스로이드 1만 명분 그리고 이후 도입될 물량을 고려해 투약 대상과 숫자를 조정할 방침이다.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글로벌 치료제 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국내 초기 도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공급량, 환자 발생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약대상을 유연하게 조정·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중증 위험 88%↓ 효과에 기대↑…정부 "모니터링·피해보상 철저"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도입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는 먹는 치료제 도입이 확진자가 중증으로 가는 위험도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팍스로비드의 임상시험 결과 위중증과 사망 위험을 88%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최근 외국에 이어 국내에도 급속도로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정확한 먹는 치료제 사용을 위한 모니터링과 피해보상 등을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담당 의료진이 대상자를 상대로 매일 2회 이상 복용 여부와 이상증상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대면 진료를 하도록 했다.
아울러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여서는 안 되는 의약품 등이 많은 만큼 관련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투약을 관리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현재 실시간으로 처방 이력 조회가 가능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을 활용해 처방 이력 등을 중복으로 확인하게 된다. 아울러 이달 중 의료기관이 당뇨, 고혈압 등 기저 질환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도 확충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의약품부작용 피해구제' 절차를 준용해 피해보상을 실시하기로 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른 약물과 크게 부작용 발현율에 차이는 없고 가장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근육통 등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아스콜리에서 생산되는 팍스로비드의 모습. 연합뉴스먹는 치료제는 증상 발현 5일 내에 복용이 필수적인 만큼 정부는 향후 신속하게 대상자를 확정할 수 있도록 기초역학조사와 환자 초기분류 등 일정을 최대한 단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확하고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지자체, 관리의료기관, 외래진료센터, 담당약국 등에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사전교육을 실시한 상태다.
정부는 "먹는 치료제는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5일 분량을 모두 복용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남은 약을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에 따라 금지되어있어,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약사법에 따르면 약품을 불법판매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불법판매를 알선하거나 광고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류 조정관은 "먹는 치료제를 투약한 경우에도 격리기간 등은 현행대로 유지된다"며 "정부는 해당 내용을 지자체 등 관계자를 통해 사전에 안내하고, 치료제가 불법적으로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