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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평택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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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평택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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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족·동료들 영정사진 앞에서 오열…주변 부축받아
    이형석 소방경, 28년차 베테랑…두 자녀의 가장이기도
    박수동 소방장, 결혼 앞두고 참변…"책임감 강한 소방관"
    조우찬 소방교, 7개월 '새내기 소방관'…군시절 동료들도 오열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후보 등도 참석…유족 앞에 머리 숙여

    8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하는 모습. 정성욱 기자8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하는 모습. 정성욱 기자"늘 그랬 듯이 우리는 그곳에 있었습니다."(송탄소방서 채준용 소방교의 조사 중)

    8일 오전 9시 경기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 앞은 구둣발 소리만 가득했다. 제복을 입은 소방관들은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로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흰색 국화꽃이 놓여 있었다.


    지난 6일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50) 소방경, 박수동(31) 소방장, 조우찬(25) 소방교. 이들의 합동 영결식이 이날 열렸다.

    유족들은 동료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유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9시 30분이 되자 영결식장 안으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운구함이 들어왔다. 동료들이 고인들의 영정사진과 제복을 들고 뒤따랐다. 아들이자 가장이자 가족인 이들이 눈앞으로 지나가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했다.

    6일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이 불을 끄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이형석 소방경(왼쪽부터)와 박수동 소방장, 조우찬 소방교 등 소방관 3명이 갑자기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됐다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청 제공6일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이 불을 끄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왼쪽부터)이형석 소방경과 박수동 소방장, 조우찬 소방교 등 소방관 3명이 갑자기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됐다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청 제공순직한 이형석 소방경은 28년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그는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아내와 두 자녀에게는 듬직한 가장이었다고 한다.

    박수동 소방장은 2016년부터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다. 동료들 사이에선 책임감 강한 소방관이었다. 그가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우찬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특전사로 4년간 복무한 뒤 소방관이 된 그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조 소방교 또한 같은 소방관 동료와 결혼을 약속했었다고 한다.

    8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헌화 뒤 묵념을 하고 있다. 정성욱 기자8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헌화 뒤 묵념을 하고 있다. 정성욱 기자이날 송탄소방서 채준용 소방교는 떠나보낸 동료들을 기리며 조사를 읽었다. 채 소방교는 순직한 소방관들의 영정사진 앞에서 "여기 사랑하는 당신의 가족,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이 와 있다"며 "세 분의 이름을 우리의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채 소방교는 "이들은 지난 밤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현장으로 나갔다"며 "늘 그랬듯이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동료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조 소방교를 밝고 활기찬 동생이자 열정 넘치는 동료로 소개했다. 박 소방장은 배려심이 많았고, 자신에게 믿음직한 답변을 주던 동생이라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장난삼아 농담을 주고 받았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 소방경은 28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한 영웅이라고 했다. 팀장이자 선배였던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그립다고 했다.

    채 소방교는 "혹시나 남아있을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놓칠까 어두운 현장으로 들어갔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며 "팀장님, 수동아, 우찬아 이제는 뜨겁지도 덥지도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국화꽃 한송이씩을 영정사진 앞에 내려놨다. 유족들은 오열하며 좀처럼 사진 앞을 떠나지 못했다. 조 소방교의 유족들은 "우찬아"를 부르짖기도 했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도 이들을 떠내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영정사진 앞에 선 동료 소방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나중에 보자"라고 소리쳤다.

    유족들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 정성욱 기자유족들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 정성욱 기자이날 영결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유족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함은 밖으로 향했고, 유족들은 다시 한번 오열했다. 조 소방교의 군 시절 동료들은 텅 빈 영결식장에서 오열했다.

    이날 장의위원장을 맡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순직 소방관 3명을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고인들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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