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20일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전국대표자 총파업 선포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오는 2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28일 무기한 전면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본부 대표자회의 결정에 따라 오는 23일 전면 총파업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파업 돌입을 결정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사측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역행하고 있다며 총파업 투표 진행 이유를 밝혔다.
택배노조 제공택배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택배요금을 170원 올렸으며 오는 1월 택배요금 100원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중 건당 58원만을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 비용으로 배정했다.
노조는 요금 인상분 4860억(270원x18억 박스)에서 분류·산재고용보험 비용 등 1379억을 제외할 경우 사측의 초과이윤이 3481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라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택배요금을 인상해놓고, 택배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자신들의 주머니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영업점 등에서 요금인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해당액만큼 수수료를 차감해 지급한다'고 한다"며 "연간 100억 원을 대리점 소장들과 기사들의 집하수수료에서 갈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아울러 택배노조는 사측이 사회적 합의로 이뤄낸 표준계약서에 부속합의서를 끼워 넣어 노조 활동을 무력화한다고 주장했다. '당일 배송', '주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 노동 환경 개선을 막는 조건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노조는 "롯데, 한진, 로젠 등 민간 택배사들이 국토부에서 만들어진 표준계약서를 원안 그대로 제출했다"며 "CJ대한통운의 부속합의서는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를 막고 자기 권리 실현을 위해 진행하는 활동들에 '계약위반' 딱지를 붙여 원천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파업에 돌입하는 택배노조의 요구는 △택배요금 인상액 공정분배 △별도요금 폐지 △저탑차량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철회 △노동조합 인정 등 다섯 가지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소속 조합원은 27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쟁의권을 가진 조합원은 1650여 명이다. 28일부터 돌입하는 총파업에는 우선 쟁의권이 있는 1650여 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