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칼럼]조동연에게 새겨진 주홍글씨



칼럼

    [칼럼]조동연에게 새겨진 주홍글씨

    핵심요약

    조동연 교수에 가해지고 있는 사생활 폭로는 집단 폭력
    브로치라며 여성비하한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에 아이 신상까지 공개하는 유튜버
    자신의 성폭력 사실까지 공개하는 처절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여건 안타까워
    과열된 인재 영입 경쟁이 부른 사태 민주당·국민의힘 모두 반성해야
    피해자인 여성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며 핍박했던 중세시대 떠올라
    비이성적인 집단 폭력은 이제 멈춰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민주당 공동 선대위원장에서 사퇴했던 조동연 교수가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를 공개했다. 성폭행으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을 했고, 아이의 생명을 죽일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으로 출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을 공개하게 된 것은 선대위원장을 사퇴한 이후에도 조 씨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가해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조 씨가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직후 조 씨의 사생활을 폭로했다. 혼외자 의혹을 제기하며 유전자 검사 결과부터 아이의 신상까지 공개했다.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는 조 씨가 성폭력 사실을 공개한 이후에도 '강간범을 밝히는데 인생을 걸겠다'며 조 씨의 말이 거짓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조 씨에게 가해지고 있는 폭력은 여성에게 행해진 나쁜 형태의 '젠더 폭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조동연 씨가 영입인사로 소개되자 국민의힘 김병준 선대위원장은 '예쁜 브로치'라는 여성 비하가 담긴 평가를 내놨다. 여기에 언론도 가세했다. 조 교수의 결혼과 이혼 과정, 아이의 출생 시기 등과 같은 민감한 내용이 뉴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보도됐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윤창원 기자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윤창원 기자
    과거 조국 사태 당시 조 씨의 딸인 조민 씨에게 행해졌던 스토킹과 다름없는 과열 취재와 보도가 연상된다.
     
    명확한 확인과 검증을 통해 조 씨를 보호해 할 민주당 내에서는 여성의원들조차 조 씨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서슴지 않았다.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박용진 의원은 "누군지 모르는 인재영입은 비극"이라며 조 씨 영입을 비난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누군지 모르는'이라는 말에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사람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 '부실 검증'이라는 말에도 이런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사람을 영입했다는 의미가 강한데 어떤 기준이 민주당의 도덕성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조동연 씨가 아이에게 줄 충격과 피해를 감수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밝힌 것은 더 큰 피해와 상처를 막기 위한 처절한 선택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는 '진실'을 알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겠다며 여전히 조 씨에 대한 가해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 박종민 기자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 박종민 기자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조 씨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종의 관음증과 같은 저열한 모습도 나타난다. 아무도 강 변호사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런 가해가 계속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가 불거진 것은 대선을 앞두고 오로지 '표'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벌이고 있는 과열된 인재 영입 경쟁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여 인재를 설득해 영입하고도 논란이 일자 가차 없이 내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동연 씨를 내친 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도 얼굴이 잘 알려진 의사 함익병 씨를 영입했다가 과거 발언이 알려지면서 불과 7시간 만에 영입을 취소했다.
     
    조동연 씨에게 가해지고 있는 집단 폭력은 여기가 과연 21세기의 한국 사회가 맞는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여성에게 마녀라는 누명을 씌워 불태우고, 간음의 피해자에게 주홍글씨를 새겨 핍박하던 중세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끔찍한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A'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놓고, 조롱과 삿대질을 하는 잔혹하고 저급한 폭력은 이제 멈춰야 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