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역 승강장 음료 자동판매기. 연합뉴스'자동판매기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자판기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일본 자동판매시스템기계공업협회 통계를 인용한 요미우리신문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청량음료 자판기는 작년 현재 202만대로, 정점기이던 2013년과 비교해 10%가량 줄었다.
여전히 인구 62명당 1대꼴로, 전국 방방곡곡에 수많은 음료자판기가 널려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7년 사이에 약 20만대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일본에서 음료 자판기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는 배경으로는 보수·관리를 어렵게 하는 인력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신판매 등 소비자들이 각종 음료를 손쉽게 살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진 것도 자판기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부터 유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한 외출 인구를 줄이는 효과를 내면서 자판기를 뒤안길로 밀어내는 환경이 되고 있다.
자판기 시장의 침체는 청량음료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청량음료 생산량은 2천157만㎘(킬로리터)로, 전년과 비교해 4.9% 줄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 전체 청량음료 판매에서 자판기 시장이 약 30%를 차지해 슈퍼마켓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요미우리신문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식료품 등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을 찾는 사람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자판기 업계에는 코로나19가 역풍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