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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요소수' 1시간 전부터 줄…문의 전화는 1천건



경인

    [르포]'요소수' 1시간 전부터 줄…문의 전화는 1천건

    핵심요약

    정부 요소수 공급 사흘째, 거점 주유소 3시간만에 품절
    주유소 영업 전부터 차량 줄…직원들이 교통 통제하기도
    하루종일 문의 전화, 정작 공급된 물량은 트럭 30대분
    트럭 운전사 "요소수 판매 정보 몰라…운행 중단"

    15일 오후 경기도 의왕의 요소수 거점 주유소 사무실 입구. 이곳에 공급된 요소수 1천 리터는 이미 오전에 동이 났다. 정성욱 기자15일 오후 경기도 의왕의 요소수 거점 주유소 사무실 입구. 이곳에 공급된 요소수 1천 리터는 이미 오전에 동이 났다. 정성욱 기자
    15일 오후 경기도 의왕의 '요소수 거점 주유소' 사무실. 유리문에는 '요소수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트럭에서 내린 운전자는 문 앞에서 2초간 머뭇거리다 문을 열었다.

    "요소수 다 나갔죠?"

    주유소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답변할 틈도 없이 곧바로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이날 하루 요소수를 찾는 전화만 1천 건. 하지만 공급된 요소수는 트럭 30대분에 불과했다.


    1시간부터 늘어선 줄…문의 전화는 1천 건

    15일 경기도 의왕 수출입 컨테이너 기지로 화물차량들이 진입하고 있다. 정성욱 기자15일 경기도 의왕 수출입 컨테이너 기지로 화물차량들이 진입하고 있다. 정성욱 기자
    오전 6시 40분. 주유소 영업 1시간 전부터 첫 손님이 도착했다. 트럭 운전자는 요소수 공급기 앞에 선 뒤 직원에게 요소수를 주문했다. 이후 약속이라도 한 듯 각종 트럭과 화물차들이 주유소 앞으로 줄지어 섰다.

    수도권에 위치한 몇 안 되는 주유소다 보니 인근 도로까지 차량줄이 늘어섰다. 주유소 관계자들은 직접 나가 교통을 통제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수도권에는 거점 주유소가 여기를 포함해 두 곳밖에 없다 보니 차량들이 특히 많이 온다"며 "오늘도 영업 시간 전부터 차량들이 몰려 들어 어쩔 수 없이 이른 시간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운전자들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이날 이곳에 공급된 요소수는 1천 리터. 각 거점 주유소는 트럭 1대당 요소수를 최대 30리터까지만 판매할 수 있다. 즉 이곳에서 요소수를 채울 수 있는 트럭은 30여 대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나마 요소수를 가득 채우지 않는 운전자가 더러 있어 이날은 승용차를 포함해 100여 대가 요소수를 충전했다. 하지만 요소수 공급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주유소 관계자는 "오늘 요소수를 판매하냐는 문의 전화만 1천통 가까이 받았다"며 "아마 내일도 똑같은 상황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럭 '줄' 보고 요소수 판매처 파악…가격도↑" 속타는 운전자들

    경기도 안성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에서 관계자가 차량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도 안성시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안성휴게소에서 관계자가 차량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요소수를 구하지 못 한 운전자는 하루 운행을 접기도 했다.

    트레일러 운전사 김모(64)씨는 거점 주유소가 위치한 의왕 수출입 컨테이너 기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는 "요소수는 부족하고 기름값도 부담돼서 오늘은 영업 종료"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지만, 정작 이곳에서 요소수를 판매한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김씨는 '감으로' 요소수 공급처를 찾는다. 최근 요소수 대란 이후 트럭들이 길게 줄지어 선 주유소가 있으면 일단 멈춘다. 요소수를 넣으려고 기다리는 줄일 것 같아서다.

    김씨는 "정부에서 요소수를 공급한다고 홍보했다곤 하는데, 정작 트럭을 모는 우리한텐 따로 전달되는 정보가 없다"며 "주유소 옆에서 트럭들이 비상깜빡이를 켜고 있으면 눈치껏 뒤따라 서는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경기도 의왕 거점 주유소에 설치된 요소수 공급기. 오전에 요소수가 모두 팔리며 오후엔 운행이 중단됐다. 정성욱 기자경기도 의왕 거점 주유소에 설치된 요소수 공급기. 오전에 요소수가 모두 팔리며 오후엔 운행이 중단됐다. 정성욱 기자
    이전보다 오른 요소수 가격도 부담이다. 저렴한 제품의 경우 1리터당 500원이었던 요소수는 지난달부터 품귀 현상과 함께 10만원까지 올랐다. '뒷거래'로는 20만원에도 판매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가 매점매석 단속과 함께 거점 주유소에 요소수를 공급하며 현재까진 1300~15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전보다는 2배 가까이 비싸다 보니 트럭 운전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때문에 일부 운전자들은 운행 자체를 쉬고 있다.

    트레일러 운전사 박모(58)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운행하려면 요소수 30리터는 거뜬히 드는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요소수 대란 이후 한동안 트럭을 몰지 않는 기사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주요 거점 주유소 100곳에 화물차 6만대분(180만 리터)의 요소수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정부는 100곳에 우선 공급하되,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공급 주유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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