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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야만의 시대에 맞서는 당당한 시선 '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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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야만의 시대에 맞서는 당당한 시선 '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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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화 '세버그'(감독 베네딕트 앤드류)

    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일러 주의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국가 권력이 짜놓은 프레임, 그리고 사회가 약자를 가둬두려는 프레임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깨뜨리려 했던 배우가 있다. 누벨바그의 아이콘으로도 유명한 진 세버그는 카메라 안팎에서 당당하게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외쳤다. '세버그'는 그런 진 세버그의 진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960년대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이자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아이콘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흑인 인권 운동가 하킴 자말(안소니 마키)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권 운동에 참여하지만, 이로 인해 FBI의 주목을 받게 된다.
     
    정부를 비난하는 진의 거침없는 행보에 FBI는 신입요원 잭 솔로몬(잭 오코넬)에게 진과 하킴을 24시간 도청할 것을 지시하고, 진의 가족과 명예 그리고 경력까지 망가뜨리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이후 진은 배우로서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세버그'(감독 베네딕트 앤드류)는 누벨바그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 속 파트리샤 프랑쉬니 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진 세버그의 스크린 밖 진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픽시컷이 잘 어울리는 배우였던 진 세버그는 이전까지 영화에서 카메라가 여배우를 바라보던 수동적 시선에서 벗어나, 여배우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화제를 일으켰다. 이러한 진 세버그를 수식하는 단어 중 하나는 '당당함'이다.
     
    영화에서 진 세버그는 "전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라고 말하는데, 결국 그의 바람은 FBI의 음모로 얼룩지며 아직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죽음을 남겼다. 당시 세버그의 죽음에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충격에 휩싸였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세버그는 14세부터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에 가입해 흑인 인권 운동을 지지하는 등 사회 변화에 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뒤에도 공개적으로 흑인 인권 운동 단체를 지지하는가 하면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스타 배우 세버그의 행보는 권력의 눈에 거슬렸고, 결국 세버그는 FBI의 표적이 된다. 이처럼 진 세버그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았던 존재다.

    영화라는 프레임에도, 혐오와 차별의 프레임에도 갇히지 않고 오히려 자신과 세상을 옥죄는 프레임을 깨뜨리고자 했다. 그렇기에 프레임 안에서 자신들의 힘을 유지할 수 있는 백인 권력자들에게 진 세버그는 제거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혐오와 차별이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존재하던 시기에 홀로 맞서야 했던 세버그는 배우로서도, 한 존재로서도 벼랑 끝에 선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 우리는 세버그를 통해 시대와 권력의 폭력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세버그가 직접 보여주며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다시금 혐오와 폭력이 활개 치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질문이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와 '스톱 아시안 헤이트'(Stop Asian Hate, 아시아인 혐오를 멈춰라) 구호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시기다. 자신을 가두려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당당하게 마주하며 깨뜨리고자 했던 세버그의 당당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세버그의 말이 영화를 통해 프레임 밖으로 나와 울려 퍼질 때다.
     
    이러한 영화에서 세버그의 말에 영혼을 부여하고 그의 행동에 설득력을 불어 넣은 건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세버그'를 보는 내내 진 세버그에 완벽히 몰입해, 지금 우리 눈앞에 세버그를 되살려낸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외화 '세버그' 스틸컷.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후 보여준 행보를 보면 그는 단순히 스타가 아닌 진짜 배우의 길을 걷고자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선택은 탁월했다. '세버그'를 포함해 지금껏 걸어온 길 안에서 보여준 연기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라는 배우의 다음 작품을 또 기대하게 만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크리스틴 스튜어트만큼 명확했다면, 진 세버그라는 인물의 진짜 이야기를 온전히 알게 되고 받아들이는데 더 좋았을 것이란 점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흑표당이나 말콤X에 관해서 더 알고 싶은 관객이라면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감독 샤카 킹)나 '말콤 X'(감독 스파이크 리)를 추천한다.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세버그가 아닌, 진짜 진 세버그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문지르는 유명한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네 멋대로 해라'(감독 장 뤽 고다르)를 권한다.
     
    102분 상영, 11월 4일 개봉, 15세 관람가.

    외화 '세버그' 포스터.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외화 '세버그' 포스터.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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