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고의 휴양도시로 꼽히는 경기도 가평의 숙박시설들이 2년째 계속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특히 최근 거리두기 4단계가 3개월째 지속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숙박업소들이 줄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가평에 위치한 한 펜션입니다.
예년 같으면 가을 나들이객들로 한창 붐빌 시기지만 현재는 투숙객이 없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입니다.
하루 한 팀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줄곧 경영난에 시달려온 펜션 업주들은 이제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임도형 가평 펜션 업주 : 작년에 제가 만약에 1천만 원을 벌었다면 올해는 한 300만 원 정도 벌었어요. 사실상 펜션이 여름장사해서 거의 일 년을 먹고산다고 봐야 하는데 여름에 이렇게 망가지니까 점점 힘든 거죠. 올해는 너무 힘들어서 대출을 알아볼 정도로 좀 많이 힘들어요.]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한 펜션은 손님이 없어 문을 닫고 있다. 박철웅 PD특히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세 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대출까지 받아 가며 버티곤 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 하루하루가 버거운 형편입니다.
펜션 운영만으로는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어 부업에 뛰어든 업주들도 있지만 변변치 않은 수입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임도형 가평 펜션 업주 : 지금 일용직 근무자로 나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하다못해 펜션 사장님이 다른 풀빌라 펜션에 가서 청소 알바를 한다던가 웃기지 않는 웃긴 상황이 생기는 거죠. 자기도 펜션업을 하면서 다른 펜션에 가서 청소하고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본인 장사가 안되면 그런 상황까지 가는지…]
생계 곤란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평군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64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지만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일률적 규제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가평과 같은 생활권인 춘천시의 경우 가평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확진자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이들의 불만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숙박 업주들은 현재와 같은 획일적 규제가 아닌 지역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선별적 방역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평 펜션 업주 A씨 : 제가 그 얘기는 정말 하고 싶었어요. 서울에서 춘천까지 1시간 걸린다면 저희 가편은 1시간 20분 걸리거든요. 서울에서 거리는 더 먼데 춘천은 강원도 소속이라고 4명까지 가능해요. 저희가 손님 예약을 취소하면 그쪽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춘천은 올해 너무 잘 됐다고 그러더라고요. 가평만 정말 망가진 거예요. 예전부터 저희가 가평을 비수도권으로 해달라고 하는데 그게 저희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올 여름은 가평 손님을 춘천한테 다 밀어주는 상황이 돼버렸거든요. 그게 타격이 더 큰 거예요. 너무 강화된 규제 속에 저희 소상공인들이 더 많이 힘들고 괴롭지 않았나. 더 힘든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원 / 가평 : 가평군의 경우 각종 규제 때문에 산업도시로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공장이나 대학은 법적으로 들어올 수 없어 휴양 개념으로 펜션업들이 굉장히 발달해 있습니다. 가평 내 농어촌민박이 1200여 개 정도 되는데 요즘 코로나19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아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가평은 여름 한철 벌어서 겨울에 먹고살아야 하는데 이번 여름에 거의 벌지를 못했죠. 그래서 겨울철 지역 경제도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제 펜션도 하나의 산업으로서 경기도나 정부의 지원체계가 구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단순하게 몇 백만 원, 몇 십만 원 지원할 게 아니고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금액들을 손해 및 피해보상 등에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두 번째는 펜션업을 하는 사람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이 함께 돼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지만 현실적으로 가평 펜션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숙박업소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