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6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후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도보투쟁을 위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며 당 차원의 집단행동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물론 대선 경선 주자들까지 합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압박했고, 특히 이준석 대표는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당내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무너뜨린 드루킹 특검에 대한 트라우마로 특검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특검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역을 돌며 여론전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준석 "투쟁강도 높인다"…특검 위해 전방위 공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6일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며 도보 시위에 나섰다. 대장동 의혹이 터진 뒤 진행한 첫 장외 투쟁이다. 당 대선 경선 후보들까지 참여해 세 과시에도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도보 시위에 앞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의 대선주자들도 함께한 모습. 왼쪽부터 유승민, 최재형, 하태경, 안상수 후보, 이 대표, 황교안, 원희룡 후보, 조경태 홍준표 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윤석열 후보, 김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단호히 말하겠다"며
"검찰과 수사본부 등의 빠르고 엄격한 수사를 기대하며 소극적인 투쟁을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가는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특검의 당위성을 알리고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이 사건을 덮기 위해 하고 있는 지지부진한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한 이 대표는 이날 국회를 출발해 마포와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도보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키우며 특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의 로비 명단이라며 이른바 '50억 원 클럽'으로 세간에 알려진 이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화천대유의 이른바 '50억원 약속 클럽' 명단을 공개했다. 윤창원 기자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녹취록과 복수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 씨(화천대유 대주주)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대화에서 50억 원씩 주기로 한 6명이 나온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명단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 무소속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그리고 언론사 사주로 알려진 홍모 씨가 담겼다.
박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장동 게이트 실체가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밝혀지고 불법 저지른 사람들이 처벌을 받는 것"이라며 "여야가 서로 네 것이다, 내 것이다 싸울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드루킹 트라우마 있나"…일단 여론전 집중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국민의힘 게이트, 열린민주당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열린민주당TV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방문해 열린민주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드루킹 특검 트라우마 때문에 특검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대장동 의혹은 여야 없이 제대로 특검으로 파헤쳐야 하는데,
민주당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구속되고 날아가니 트라우마가 있어서 죽어라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도
"드루킹 특검의 쓰라린 기억 때문인가? 아니면 김경수 지사의 악몽 때문인가"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국민의힘 한편에선 특검 도입이 결국 어려울 것이란 현실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대선 정국에서 특검은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민주당은 계속 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여론전에 집중하며 민주당을 압박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에서 도보 시위를 진행한 이준석 대표는 다음 주부터는 지방을 찾아 도보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